파주 LG 디스플레이 공장 증설이 난관에 부딪혔다. 공장을 돌릴 공업용수가 확보되지 않아서다. 이번 공장 증설은 1조8천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OLED 중심의 P10 공장을 새로 만드는 공사다. 축구장 14개 크기인 10만1천여㎡의 넓이다. 기존에 있던 P9 공장보다도 1.5배나 크다. 공장의 크기만큼이나 필요한 공업용수도 많다. 2018년 상반기 가동이 시작되면 하루 18만톤이 필요하다. 이 물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생겼다.
파주시는 팔당댐에서 공급받는 상수원수를 최대한 아껴 7만5천t을 만들기로 했다. 인접한 고양ㆍ일산 정수장에서도 잉여원수 7만5천t 정도는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렇게 긁어모으더라도 3만t이 부족하다. 100% 가동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정이 급박해지자 LG 디스플레이 측이 한국수자원공사에 팔당상수원 물을 쓸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수자공이 난색을 보이면서 ‘물 비상’이 걸린 것이다.
수자공이 밝히는 공급 불가 이유는 세 가지다. 2018년까지 상수관로 공사가 어렵다는 것이 하나고, 정부 예산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것이 다른 하나고, 현재 팔당상수원 배정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 나머지 하나다. 수자공 입장에서 충분히 얘기할 수 있는 이유들이다. 하지만, 경제 활성화와 국가 경쟁력 확보라는 거시적 입장에서 보면 얘기는 다르다. 관로는 묻어야 하고, 예산은 책정해야 하고, 공급 계획은 바꿔야 한다.
OLED의 국제 시장 규모는 현재 89억달러에서 2022년에 291억 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세계 무역 시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전개될 먹거리 시장이 되는 셈이다. 국내적으로는 총 10조원 이상이 추가 투자될 사업이다. P10 공장 증설 하나만으로도 100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35만명의 고용창출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프로젝트가 물이 없어 휘청 된 데서야 말이 되는가. 반드시, 그리고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해줘야 한다.
박근혜 정부가 시종일관 강조하는 것도 수출이다. 그 수출의 걸림돌을 치워나가는 것이 규제 혁파다. 파주 LG 디스플레이만한 수출 효자도 드물다. 그 LG 디스플레이가 더 많은 수출을 만들어내려고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이런 당찬 투자에 수자공이 걸림돌 돼서는 안 된다. 18만t의 물은 OLED 수출 시장의 젖줄이다. ‘물을 잘 지키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수자공의 책임이 ‘물을 잘 쓰는 것’이다. 전향적이고 긍정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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