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 고위공무원, 도넘은 갑질… 잿밥욕심 ‘錢錢’

계약업체·부하직원에 “돈꿔달라” 20차례 억대 빌린뒤 ‘나몰라라’

인천시 서구 한 고위 공무원이 계약업체 직원이나 통장, 부하직원 등으로부터 수억 원의 돈을 빌려 쓴 사실이 적발돼 물의를 빚고 있다. 해당 공무원은 빌린 돈 일부를 아직 갚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4일 감사원이 지난 6월 22일부터 7월 17일까지 서구청 등 전국 77개 기관을 대상으로 한 직무관련 취약분야 비리점검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

 

감사 결과 현재 서구 세무1과장으로 근무 중인 A씨는 지난 2월 당시 서구지역 모 동주민센터 동장으로 근무하면서 수의계약을 체결한 업체 대표 부인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해 700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송금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구와 계약체결이 예정돼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기 어려운 점을 이용, 돈을 빌려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이 외에도 동장 근무 당시 자신의 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통장과 주민자치위원장 등 주민자치업무 담당자 5명에게도 5천여만 원을 빌려 쓴 것으로 확인됐다. 

A씨의 직무 관련 부당 행위는 구 본청에서도 지속됐다. A씨는 지난 4월 30일 같은 부서 부하직원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해 400만 원을 계좌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지난 2012년부터 지난 4월까지 이와 같은 수법으로 금전을 빌린 것은 모두 20차례 1억 500여만 원에 달했다.

 

A씨는 감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7월 700만 원을 갚는 등 모두 8천700만 원의 빌린 돈을 갚았지만, 현재까지 1천800만 원가량은 갚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의 한 관계자는 “A씨의 행위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한 부당한 금전 차용행위로 공무원 행동강령과 지방공무원법 규정을 위반했다”며 “관련법에 따라 A씨를 정직 처분할 것을 서구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