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송죽천에 ‘생명의 숨결’

장안구청, 물길 막던 무허가 건물 철거
40년만에 악취·쓰레기 대신 물줄기 흘러

▲ 무허가 건축물이 철거되며 수원 송죽천이 40여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하천정비사업이 준공된 수원시 장안구 송죽천의 모습. 오승현기자
수원 송죽천이 40년 만에 생명이 살아 숨 쉬는 도심 속 소하천으로 되살아났다. 

송죽천의 물길을 막은 무허가 건물이 철거되면서 100여m의 물줄기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이다.

 

27일 수원시 장안구청에 따르면 송죽천은 지난 40년 동안 무허가 건물로 가로막혀 있었다. 또 광교산 입산로와 맞닿아 있어 등산객이 버린 쓰레기로 환경오염이 심각한데다 코를 찌르는 악취와 생활 쓰레기로 몸살을 앓아왔다.

 

이에 장안구청은 지난 9월 총 사업비 3억원을 들여 ‘하천정비사업’을 발주, 송죽천 살리기에 나섰다. 하지만 무허가 건물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1980년 이전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이 건물(117.64㎡)은 낡은 슬레이트 지붕과 금이 쩍쩍 가 있는 벽으로 붕괴 위험이 상존해 있었다. 더불어 이곳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 모자는 건물이 철거되면, 갈 곳이 없는 상황이었다.

 

결국 전문가 자문회의 등을 거쳐 2개월 만에 모자에 대한 구제 방안을 찾을 수 있었다. ‘공익사업을위한토지등의취득및소방에관한 법률’에 따라 작게나마 보상을 받을 수 있던 것.

모자의 거취가 결정되자 구청은 지난 11월 공사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겨울철에 공사가 어렵다는 점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지난 24일 송죽천은 길이 130m에 폭 8~10m로 도심 속으로 물줄기가 흐르며 이전의 그 장엄한 모습을 되찾았다. 이상윤 장안구청장은 “송죽천이 되살아나면서 시민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라면서 “송죽천을 시작으로 장안구에 잠들어 있는 소하천을 발굴해 시민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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