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구 마을에 차량 10대 훼손…"다른 남자 만나 홧김에 범행"
전북 남원의 한 작은 마을에서 지난 10월 중순부터 의문의 타이어 펑크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처음에는 단순 사고로 여겼던 마을 사람들은 30가구 남짓인 작은 마을에서 피해 차량이 10대가 넘어가자 누군가 고의로 타이어를 훼손하고 있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
피해자 김모(60)씨는 두 번이나 타이어에 구멍이 났다. 화가 난 마을 사람들은 회의를 열고 진상 파악에 나섰다.
확인 결과 누군가 마을 입구 2곳에 나사못을 1천여개를 뿌려 놓았다.
마을에 들어오려면 입구 2곳을 통해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마을 사람들은 피해를 보았다.
방범 폐쇄회로(CC)TV에는 선루프가 장착된 흰색 소나타 차량의 운전자가 나사못을 뿌리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하지만 화면이 흐린데다 저녁시간대여서 차량 번호를 식별하기는 어려웠다.
CCTV로 확인된 범행 날짜만 첫 사고가 난 10월 16일부터 10월 23일, 11월 9일 등 세 차례나 됐다.
경찰은 마을 사람들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남원시에 있는 흰색 소나타 차량 530여대를 전수 조사했으나 뚜렷한 증거를 잡지 못했다.
그러던 중 이달 23일 한달 넘게 뜸하던 사고가 또 일어났다. 경찰은 즉시 범행 도구인 나사못을 판매한 철물점을 물색했다.
남원시내를 샅샅이 뒤진 경찰은 마을에서 8㎞가량 떨어진 한 철물점에서 A(40)씨가 비슷한 시각 나사못을 사간 것을 확인했다.
A씨는 경찰에게 붙잡히자 순순히 범행을 시인했다. A씨는 10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나사못 4천여 개를 4차례 마을 입구에 뿌렸다.
A씨는 경찰에서 "전 애인이 이 마을에 사는데 헤어지고 3개월쯤 지나 얼굴이나 볼까 해서 왔다가 다른 남자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보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남원경찰서는 28일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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