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미분양’… 공급과잉 우려 현실로

수도권 전월比 70.6%↑ 2만6천578가구… 대림산업, 용인서 ‘참패’ 4천200가구 ‘폭탄’
하반기 물량 집중공세 ‘시장 소화불량’ 내년 대출심사 강화도 ‘구매심리 위축’ 부추겨

훈풍이 불던 부동산시장이 공급 과잉에 따른 역풍을 맞으며 미분양 주택을 양산하고 있다. 

올 한해 주택시장에 꾸준히 제기된 공급과잉에 대한 우려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29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11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4만9천724가구로, 한달 사이 54.3%(1만7천503가구) 증가했다.

이전까지는 2003년 12월에 전월보다 36.3%(1만190가구) 늘어난 것이 최고 증가율이였다. 물량으로는 전월보다 1만9천60가구(14.9%) 늘어난 2008년 6월 다음으로 가장 많이 증가한 셈이다.


수도권은 10월까지 미분양 주택 2천126가구가 팔렸지만 11월 들어 1만3천128가구가 새로 미분양 주택으로 추가되면서 전체 미분양 물량이 전월보다 70.6%(1만1천2가구)가 늘어난 2만6천578가구를 기록했다. 

지자체별로는 용인시가 지난달부터 계약에 들어간 6천725가구 규모인 대림산업 ‘e편한세상 용인 한숲시티’에서 미분양 주택이 4천200가구나 발생하면서 총 8천100가구로 가장 많았다. 

한강 아이파크 등의 미분양이 발생한 김포시(980가구)와 운정 푸르지오 등에서 미분양이 생긴 파주시(970가구), 포스코 A&C가 시공한 창현 도뮤토 등에서 미분양이 발생한 남양주(910가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지방은 미분양으로 새로 집계된 주택이 8천111가구, 미분양에서 빠진 주택이 1천610가구로 미분양 주택이 전월보다 39.1%(6천501가구) 증가한 2만3천146가구로 조사됐다.

 

국토부는 이처럼 미분양이 급증한 것에 대해 올해 10월과 11월에 분양물량이 대거 집중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누적된 분양승인물량은 49만3천가구로 이전 5년(2010∼2014년) 평균의 1.8배였다. 26만2천가구가 분양승인된 수도권은 이전 5년 평균의 2.3배에 달했고, 23만1천가구가 분양승인을 받은 지방은 1.4배 수준이다.

 

여기에 최근 공급과잉에 따른 집값 하락 우려가 확산하고 있는데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가계부채 대출 강화 방침과 금리 인상 등의 악재가 한꺼번에 겹치며 전반적으로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된 것도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김포 등 수도권 택지지구에서도 1순위 청약 마감에 실패하고 미계약이 증가하는가 하면 인기 주거단지인 위례ㆍ화성 동탄2 신도시에서는 분양권 가격이 하락하는 등 부동산시장에 적색 경보가 켜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건설업계가 올해 많은 물량을 내놓으면서 부동산시장에 공급과잉 현상에 따른 부작용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공급물량 자체에 대한 부담이 있지만, 주택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심리가 연말로 가면서 많이 떨어진 것도 미분양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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