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현장] 경기일보·경기학회 주최 ‘2015 경기천년 학술대회’

천년의 명암… 소통과 공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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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일보와 경기학회는 지난 12월 2일 오전 경기일보 회의실에서 ‘경기 천년을 말하다’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좌담회는 지난 11월 20일과 21일 양일간 진행됐던 ‘2015 경기천년 학술대회’에서 제기된 여러 논의들을 점검해보고,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자리로 마련됐다
“경기도민이 주체여야만 한다!” 오는 2018년 맞이하는 ‘경기 천년’ 기념사업에 대한 경기도 각계각층의 목소리는 한결같다.

 

경기일보(회장 신선철)와 경기학회(회장 강진갑)가 지난달 20~21일 ‘경기천년, 새로운 천년을 향하여’을 주제로 공동 개최한 ‘2015 경기천년 학술대회’에서 부각된 주장이다. 또 경기 천년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명확하게 정립하고 이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기념 사업 추진의 첫번째 단계로 꼽았다.

 

이에 본보는 도민의 생생한 이야기를 수집하며 경기 천년 기념 사업의 과제와 대책을 모색키로 했다. 12월 2일 오전 본보 회의실에서 마련한 좌담회 ‘경기 천년을 말하다’가 그것이다.

 

이날 좌담회는 강진갑 경기학회장이 사회를 맡고 배수문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장, 조창희 경기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준혁 한신대학교 교수, 류명화 푸른경기21 삶의질위원회 위원장, 조두호 수원미술전시관 학예팀장 등이 참여했다.

강진갑 학회장(이하 강 회장)   ‘2015 경기천년 학술대회’에서 경기도의 역사, 시민사회, 통일, 미래 등 경기 천년을 다양한 주제로 논의했다. 도민이 경기 천년의 의미를 알고 적극적인 참여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 두드러졌다.

 

조창희 대표이사(이하 조 대표)  경기도의 과거, 현재, 미래 등 전체를 조망하고 앞으로의 방향성을 고민하는 기회를 만든 학술대회였다.

천년은 터닝포인트다. 21세기를 주도하는 경기도로 발전하는 데 시동을 걸어야 할 때다. 중요한 것은 도민의 참여와 소통이다. 경기도는 역사적으로도 실용성과 개방성이라는 기조를 가지고 있었다. 도민의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경기도의 맞춤형 기념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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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호 팀장(이하 조 팀장)  중요한 것은 현실이다. 청년 세대는 물론 도민 대부분이 경기 천년의 가치와 의미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도의 인식 부재와 홍보 부족인지를 따지기 전에, 이것이 냉정한 평가다.

 

삶에 쫓겨 내가 살고 있는 고장, 역사안에서의 천년에 대해 의미 부여를 할 기회나 계기조차 없기 때문일 듯 싶다. 경기 천년 기념사업은 이 무관심들을 관심과 자부심, 책임감 등으로 전환시키는 것부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강 회장 경기도가 새 천년을 맞아 기념사업을 도대체 왜, 무엇을, 어떻게 도민과 공감하고 추구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김준혁 교수(이하 김 교수)  경기 천년을 기념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경기천년의 출발은 고려 시대인 1018년이다. 통일 국가였다. 선대가 오랜 역사속에서 통일 국가를 유지했지만 무능력한 후손들이 분단을 맞았다.

 

선대가 유지했던 통일의 의지를 경기 천년을 기점으로 재확인하고 경기도의 큰 의지로 삼아야 한다. 이데올로기, 경제적, 심리적 등 너무나 많은 이유로 분열된 사람들을 통합하는 길이다. 공동체가 붕괴하는 시점에서 경기도가 한반도의 통합을 이뤄가는 주체가 되어야만 한다.

 

조 팀장  우리는 ‘다르다’고 말해야 할 때 너무 쉽게 ‘틀리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도 모르게 나는 맞고 남은 틀리다는 개념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경기 천년, 다양성이 존재했던 경기도가 나서서 다름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양성을 포함하는 경기도로서의 천년을 열어야 한다.

 

배수문 위원장(이하 배 위원장)  경기도가 ‘2040 계획’을 세우는 데, 당장 25년도 예측하기가 힘들다. 경기도가 추구해야 할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확인하는 분석이 중요하다. 도는 이제까지 중앙에 눌려 마치 부속품처럼 여겨졌다.

 

경기도와 도민이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통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본다. DMZ의 많은 면적을 차지한 도는 개성과 연관된 문화사업을 시작한다던지 국가에서도 할 수 없는 일을 벌이면서 통일의 주역, 주인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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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  경기 천년의 의미나 기념 사업의 필요성이 좀 더 명확해진 것 같다. 지난 2014년 ‘경기 정도 600년’ 기념 사업은 두 세달 정도 준비해서 실행되었다. 그러다보니 이 행사 때 제시된‘통일 한국의 중심 경기도’라는 가치가 일회성 구호로 끝나서 매우 아쉬움이 남았다. 이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 어떤 주체가, 어떤 방식으로 추진하는 것이 효과적일까.

 

류 위원장  주체에 따라 경기 천년을 바라보는 관점, 사업과 그 효과의 지속가능성이 모두 달라진다. 도민이 함께 하기 위해서는 막연한 천년을 내세우기 보다는 ‘함께 만들어 갈 천년 경기’로 방향을 잡아야 하지 않을까. 천년을 기점으로 이주민, 여성, 노인, 청소년 등 주류가 아닌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을 모아야 한다.

 

배 위원장  경기문화재단이 경기연구원처럼 경기 천년을 연구해 온 기관이 주체가 되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로 추진위원회나 사업단을 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다만 예산이 없으면 문화나 연구 분야 등이 가장 먼저 감축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실질적인 예산 확보를 위해서라도 실질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조 대표  추진위원회는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반드시 도와 도의회의 의지와 지원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시작점에 반드시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만 한다. 도와 도의회가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

 

강 회장  그렇다면 경기 천년 기념 사업으로 무엇을 하는 것이 미래 새천년을 준비하는 데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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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  한 가지 제안하자면 2018년을 한반도 통일의 원년으로 설정하면 어떨까. 도민 전체가 통일을 이끈 공로로 노벨상을 받는 것은 어떨까. 세계 유일 분단 국가에서 이뤄진 한반도의 통일, 그것을 이끈 경기도민. 경기 천년을 맞은 경기도가 세계에 기록될 것이다. 도민의 자긍심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다.

 

조 대표  미래에는 역사인문자원을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서 세계화해야 한다. 앞으로 유네스코와도 협업해서 경기천년을 세계적 가치로 가져갈 계획이다. 경기 천년이라는 화두를 통해 이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하나의 공동체로 소통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강 회장  오늘 좌담의 핵심은 경기 천년 기념사업은 도민의 공감 위에 도민과 경기도, 전문가 집단이 함께 준비해야 한다. 경기천년 사업의 핵심은 새로운 천년을 만드는 사업이며, 경기도의 미래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함께 만들어 가야할 미래라는 점을 확인했다는 점이다.

글 = 류설아기자   사진 = 김시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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