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점 신축… 이달 오픈 예정
“생존권 위협” 입점 반대 시위
살을 에는 듯한 칼바람이 불어온 7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영통구 매탄동의 한 공사장 앞. 두툼한 옷차림을 한 150여명의 전통시장 상인들이 운집했다.
권선동 가구거리 상인들을 비롯한 22개 수원 전통시장 상인들은 ‘영세상인 말살하는 한샘은 철수하라’고 적힌 붉은색 머리띠와 어깨띠를 두르고 피켓과 현수막을 손에 쥐고 있었다. 이들은 ‘공룡기업 한샘 입점 결사반대’를 주장하면서 ‘전통시장 생존권 보장하라’는 구호를 강하게 외쳤다.
이들이 모인 곳은 바로 가구 대기업 한샘이 만드는 직영점 ‘플래그샵’ 공사 현장. 전체면적 9천240여㎡(2천800평)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로 공사가 진행 중인 플래그샵은 한샘의 주력상품인 가구를 비롯해 냄비, 접시 등 주방용품과 베개와 방석 등 생활용품을 한자리에서 판매하는 대형 점포로 조성된다. 이달 말 개점을 목표로 현재 막바지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상인들은 이러한 대규모의 한샘 플래그샵이 들어서면 주변 상권이 초토화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곳에서 불과 3㎞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권선동 가구거리의 경우 직접적인 매출 하락 등 타격이 불가피한데다 가구뿐 아니라 일반 생활용품도 판매해 전통시장 골목상권이 침해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종묵 한샘입점반대 수원가구연합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최근 권선동 가구거리 상인들과 대구 한샘 플래그샵을 찾았는데 주변 골목상권과 시장의 매출이 급격히 떨어져 생존을 위협받고 있는 상태였다”며 “수원지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도 마찬가지로 생존권을 위협받을 게 불 보듯 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상인들은 한샘 직영점 전면 철수와 함께 수원시에 플래그샵 준공 불허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극렬 수원시상인연합회장은 “수원지역에 연이어 대규모 복합 쇼핑몰과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 전통시장의 입지가 그 어느 때보다 좁아지고 있다”며 “이제 한샘까지 들어오면 전통시장 다 죽으라는 소리밖에 안 된다. 모든 힘을 다해 입점을 저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샘 측은 “두차례 정도 시장 상인들과 만나 대화를 했지만 아직 접점을 찾지 못했다”면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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