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유혹… 범죄 사각지대 ‘스마트폰 채팅 앱’

본인인증 절차 필요 없고 대화내용떮사진 저장 안돼
마약거래·성매매 등 악용

청소년들도 손쉽게 사용 가능한 스마트폰 채팅 앱이 마약거래나 성매매 등 범죄 수단으로 전락했다.

개인정보 등 별다른 인증절차 없이 앱 마켓 등에서 다운로드 받은 뒤 곧바로 사용할 수 있는데다, 문자나 카카오톡과 달리 대화내용, 사진 등이 저장되지 않아 각종 범죄 흔적이 남지 않기 때문이다.

 

10일 미래창조과학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최근 ‘즐톡’, ‘영톡’, ‘앙톡’ 등 스마트폰 채팅 앱은 실행 이후 자신이 대화하고 싶은 대화방에 입장하거나 대화방을 개설해 불특정다수 다른 이용자와 대화를 할 수 있어 이성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도 즐겨 이용하고 있다. 더욱이 본인인증 없이 익명으로 대화가 가능하고, 대화내용이나 사진 등이 저장되지 않기 때문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 직접 해당 앱을 실행하자, 성매매 알선을 지칭하는 ‘스폰’, ‘조건만남’을 비롯해 필로폰 등 마약을 나타내는 은어인 ‘작대기’, ‘얼음’ 등의 단어가 포함된 대화방을 손쉽게 찾을 수 있었다. 대화방에 입장해 마약 구입 또는 성매매를 원한다는 대화를 하자, 곧바로 전화번호를 주며 거래하겠다는 답장이 여러 통 왔다.

 

이처럼 익명성이 보장되고 기록이 저장되지 않으면서 앱이 마약거래나 성매매 등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다.

 

지난달 10일 오후 3시께 수원의 한 가정집에서 필로폰 투여 후 난동을 피운 마약 전과 2범 K씨(37)와 같은달 19일 오후 4시께 필로폰 투약 후 수원의 한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훔친 K씨(34) 등 2명 모두 해당 앱을 이용해 마약을 구입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또 수원지역 조폭 수십여명은 이들 앱을 이용해 10대 가출청소년 19명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고 1억5천만원을 빼앗아 검찰에 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대화내용 등이 저장되지 않기에 범죄자 추적이 불가능하다는 등의 이유로 수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지만 미래창조과학부는 앱에 대한 관리 및 통제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앱을 만드는 과정에 개입하게 되면 이를 만드는 개발자의 창의성을 저해시킬 수 있기 때문에 통제가 힘들다”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증절차과정을 두어 범죄로 이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개발자의 창작을 막는 통제는 또다른 부작용을 만들수 있다”라며 “다만 사용하는 이가 누군지를 파악할 수 있도록 인증 절차 과정을 만들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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