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행사 차질 보도에 北 4차 핵실험 ‘직격탄’
관람객 줄어 상인들 울상
그동안 따뜻했던 날씨로 개장이 차질을 빚으며 홍보가 제대로 안된데다, 개장과 맞물린 북한의 4차 핵실험에 관람객의 발길이 뚝 끊긴 것이다.
지난 9일 정오께 포천 동장군 축제장은 예년과 다르게 관람객이 거의 없었다. 해마다 하루 평균 1만여명의 관람객이 찾았지만, 올해는 주요 언론 등에 행사 차질 보도가 잇따르면서 개장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행사장 안으로 들어서자 얼음으로 만든 눈꽃모양의 조각과 동장군축제를 대표하는 얼음성 놀이동산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얼음성 위에는 고작 7명의 아이들만이 놀고 있었다. 더욱이 아이스바이크(전동자전거) 체험장에는 관람객이 한 명도 없어 16대의 아이스바이크가 덩그러니 놓여있는가 하면, 얼음썰매장에는 수십여개의 얼음썰매가 덩그러니 놓인 채 속절없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개막 이후 벌써 3번째 맞는 주말이지만 축제현장은 적막했다. 축제 관계자는 “따뜻한 날씨에 축제 진행이 어렵다는 보도가 지속돼 개장했는지 문의 전화가 계속 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예년 기온을 회복했지만 관람객이 적어 토요일마다 밤 10시까지 하던 야간개장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고 한숨 지었다.
같은날 오후 1시20분께 가평군 청평얼음꽃축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은 크리스마스와 연말특수를 누리기 위해 지난달 24일 개막하려 했지만 얼음이 얼지 않아 9일로 개장을 미뤘다.
지역관계자들과 상인들은 아쉬운 대로 미뤄진 개장일에 맞춰 기대와 함께 철저한 준비를 했지만, 축제를 찾는 이가 없어 한숨만 내쉴 뿐이었다. 일부 상인들은 어쩌다 지나가는 이들에게 얼음썰매를 더 싸게 태워주겠다며 호객행위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 상인은 “예년에는 하루 평균 500~6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는데 오늘은 100여명도 찾지 않아 정말 울며겨자먹기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며 “또 각종 언론에서 겨울축제가 울상이라는 보도가 계속되서인지 관람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관람객 P씨(24)는 “얼음이 얼지 않아 겨울축제에 문제가 생겼다는 뉴스에 올까말까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이제는 날씨가 추워져서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 대부분 뉴스를 보고 걱정해 오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날 오후 3시께 양평군 단월면 수미마을의 물맑은 양평빙어축제도 축제 진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축제 관계자는 “그동안 얼음이 두껍지 않아 빙어낚시를 할 수 없다는 보도가 계속됐고 북한 도발까지 벌어져 관람객이 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는 추위가 지속된다고 하니 겨울 축제장에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민훈 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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