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최대 1천100만 달러 계약 마무리 아닌 중간계투 나설 듯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12일(이하 한국시간) 기자 회견을 열고 오승환과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구체적인 계약 기한과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현지 언론은 ‘1+1년’ 계약에 보장 금액이 500만 달러(약 60억2천750만원)를 넘고, 옵션액을 합칠 시 2년 최대 1천100만 달러(약 131억7천150만원)에 달하는 규모라고 전했다.
오승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존 모젤리악 세인트루이스 단장과 함께 등번호 26번과 자신의 영문 성 ‘OH’를 새겨진 유니폼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오승환은 “메이저리그 진출은 야구를 시작할 때부터 품은 꿈이었다”며 “카디널스 팬과 대한민국 국민을 위해 뛰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모젤리악 단장은 “마침내 오승환을 우리 팀에 영입했다”면서 “더 역동적인 불펜을 구축하는데 오승환이 힘을 보탤 것”이라고 환영했다.
오승환이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함에 따라 올겨울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 또는 자유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한 한국 선수는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를 합쳐 3명으로 늘었다. 이보다 앞서 메이저리그를 밟은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리츠)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를 포함하면 올해 빅리그에서 활약할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최대 6명으로 늘어난다.
오승환은 마무리 투수가 아닌 계투요원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에는 최대 구속 100마일(161㎞)의 강속구를 던지는 현역 최정상급 소방수 로베터 로젠탈이 버티고 있다. 로젠탈은 지난해 48세이브에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해 마크 멜란콘(피츠버그·51세이브)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랐다.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 좌완 필승 불펜 케빈 지그리스트와 짝을 이뤄 우완 필승 불펜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은 강한 불펜을 선호하는 추세다. 지난해 캔자스시티가 30년 만에 월드시리즈를 제패한 것도 켈빈 에레라-루크 호치버-웨이드 데이비스로 이어지는 강한 불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세인트루이스로서는 오승환이 빅리그에서 검증되지 않았지만,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마무리로 활약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카드로 다가온 것으로 풀이된다.
2005년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오승환은 2013년까지 9시즌 동안 28승13패, 277세이브, 평균자책점 1.69를 올리며 한국프로야구를 평정했다. 2014년 일본 한신 타이거즈와 2년 최대 9억엔(약 93억7천만원)에 계약한 오승환은 지난해까지 4승7패, 80세이브를 기록했고 2년 연속 센트럴리그 구원왕을 차지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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