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 그리고 복수, 디카프리오의 거친 변신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
모험가 휴 글래스 실화 바탕으로 제작 동료에게 배신당하는 사냥꾼 役 맡아
곰의 습격·추위와 사투 리얼하게 표현 롱테이크 촬영으로 설원의 광풍 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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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신의 끝은 어디일까? 그가 영화 <타이타닉>(1997)을 찍을 때까지만 해도, 그저 잘 생긴 배우에 불과했다. 스펙트럼을 넓히기 시작한 것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캐치 미 이프 유 캔>(2002)을 찍고 나서 부터다.

이후 할리우드의 거장 감독 마틴 스콜세지 감독과 함께 <갱스 오브 뉴욕>(2003), <디파티드>(2006), <셔터 아일랜드>(2010), <더 울프 오브 윌스트리트>(2013) 등 다수 작품을 하면서 그의 필모그래피는 물론 연기세계에도 일대 변화를 맞는다.

 

매캐한 뒷골목의 조직 보스에서 정신분열증에 걸린 형사, 탐욕으로 찌든 윌 가의 증권 맨까지 다양한 역할로 분화하고 있다. 이번 작품 <레버넌트 : 죽음에서 돌아온 자>(이하 레버넌트) 역시 그 같은 연장선에 놓인 작품이다.

 

영화 <레버넌트>에서 디카프리오는 믿었던 동료에게 배신을 당한 후 처절한 복수를 감행하는 사냥꾼 휴 글래스 역할을 맡았다. 미국 서부역사에서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전설적 모험가 휴 글래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19세기 말 미국 서부, 개척 전 이곳은 유럽인과 인디언이 공존할 수 없었다. 유럽인은 동물의 가죽을 사정없이 벗겼고, 인디언들은 맹렬히 싸웠다.

 

길잡이 글래스 일행도 마찬가지. 인디언들과 살육전쟁을 벌이다 밀린 글래스는 일행을 이끌고 본부로 가려다 곰을 만나 큰 부상을 입는다. 온몸이 너덜너덜해진 글래스. 일행은 그를 이끌고 돌아가려 했으나 산세가 험하다. 인디언도 쫓고 있으니 난감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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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대장 헨리(돔놀 글리슨 分)은 동료 2명에게 글래스가 죽을 때까지 지켜주고 묻어주라고 하지만 피츠제럴드(톰 하디 分)는 명령을 따르지 않는다. 그들과 동행한 글래스의 아들인 인디언 혼혈 호크마저 죽이고 도망 길에 오른다. 몸을 일으켜 세울 순 없지만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본 글래스. 아들의 복수를 위해 치열한 생존을 택한 남자의 복수는 그렇게 시작된다.

 

이 작품의 압권은 단연, 디카프리오의 연기다. 회색 곰에 공격당할 때의 처참함과 영하 40도의 강추위 눈 속에 파묻힌 채 추위와 사투를 벌이는 장면은 그 한 컷 한 컷 관객의 신경을 건드릴 정도로 세세하고, 리얼하다. 때문에 2시간 30분의 긴 상영시간에도 지루함이 없다.

 

<매드맥스4: 분노의 도로>에서 맥스 로켓탄스키 역할을 맡았던 톰 하디의 열연도 대단하다. 비인간적이고 탐욕스러운 피츠제럴드 역을 정말 얄밉게 잘했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하디의 연기대결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영화 <버드맨>으로 87회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알레한드로 곤잘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작품이다. 일단 작품성은 보장됐다. 롱테이크 기법을 잘 쓰는 감독답게 이번 작품에서 숨 막힐 듯 거대한 설원의 광풍을 잘 잡아냈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박광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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