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급식의 진화
친환경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수상자 21명
日 후쿠오카·고가市 첨단설비·관리체계 견학
최근 ‘맛’에 대한 관심이 전국적으로 뜨겁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에 편승해 각종 매체가 ‘맛있는 음식’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학생과 학부모 사이에서는 ‘맛있는 급식’이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학교급식의 선진지 일본 후쿠오카현(福岡縣). 경기도의 맛있는 급식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는 영양교사 연수단이 지난 6일 이곳을 찾았다.
이들 연수단은 지난 11월 고양 킨텍스에서 막을 내린 ‘제1회 친환경학교급식 레시피 오디션’ 수상자들로, 수원공고, 광명북고, 고양 벽제초ㆍ서정고, 수원 조원중, 성남 송림고 등 도내 초ㆍ중ㆍ고교 소속 영양교사 16명을 비롯해 조리사, 학부모, 학생 등 21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이 일본을 방문한 이유는 오디션 입상에 따른 포상으로, 학교급식 선진지 방문을 통해 경기도 학교급식에 대한 모티브를 얻고 발전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연수단은 오이타 농업문화공원, 고가시 학교급식센터, 후쿠오카시 학교급식공사 등 3박4일간의 공식방문 일정을 소화하며 일본의 선진 급식시설을 비롯, 위생, 안전 등 전반적인 급식 관리체계를 견학했다.
특히 고가시 학교급식센터와 후쿠오카시 학교급식공사 공식방문에서는 급식 관계자들과의 적극적인 면담을 통해 선진 급식체계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으며 국내 학교급식과의 비교과정을 통해 발전방안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일본이 학교급식 선진지 반열에 오른데에는 최첨단 급식설비와 철저한 관리체계가 큰 역할을 했지만 그 중심에는 ‘식육기본법(食育基本法)’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자리해 있다.
일본의 식육기본법은 ‘식(食)’에 관한 판단력을 길러 건전한 식생활을 체득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실천하자는 취지로 지난 2005년 제정됐다. 이에 따라 일본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가 각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식생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장치 외에도 최근 일본은 시대적 요구를 적극 반영해 맛과 위생, 메뉴의 다양화 등 학교급식의 전반적인 품질 향상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은 한국처럼 전면적인 무상급식 지원은 실시하고 있지 않지만 식품알레르기 대체식단과 지산지소(地産地消) 운동 등 학교급식의 품질 향상과 연계 발전방안 등을 위해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일본의 전문가들은 급식 품질개선의 핵심방안으로 맛 개선과 메뉴의 다양화, 위생, 친환경식재료 등을 꼽는다.
특히 학생과 학부모 등 실질적인 급식 수요자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 급식메뉴 개발이야말로 진정한 학교급식 품질개선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이에 대한 방안으로 매년 1회에 걸쳐 지역별 ‘급식 콘테스트’를 개최, 학생들의 급식메뉴 아이디어를 선정하고 실제 학교급식에 반영하는 등 수요자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학교급식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학생들의 건강과 성장을 최대한 뒷받침하는 데 있다. 그 외에도 올바른 식품 선택법과 식사습관 형성 등 학생들의 생활교육 과정으로써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여기에 맛과 친환경 등의 요소들이 가미되면서 또 한 번의 긍정적 효과가 기대되고 있는 시점에 다다랐다. 세계의 미래로 자라나게 될 학생들의 ‘맛있는 비명’에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이영숙 화성 동탄중앙고 영양교사는 “대량조리를 하면서도 식품알레르기 학생들을 위한 대체식단을 별도로 실시하고 있는 것을 보고 학생 개개인에게도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면서 “학교급식 선진국의 좋은점을 적극적으로 벤치마킹해 한국이 하루빨리 급식 선진국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일본 고가시 학교급식센터 츠지 가츠노리 소장은 “아무리 영양과 위생이 강조된 급식이라도 학생들이 먹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며 “일본에서는 맛과 영양, 위생 등 모든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고품질의 학교급식 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준상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