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수용품·선물 값 껑충… 설 장보기 겁난다

한우·굴비 등 필수품목 가격인상 비용 아끼려 사전예약 고객 증가
재래시장도 한산… 상인들 ‘한숨’

▲ 17일 수원시내 한 재래시장이 설대목이 시작됐음에도 불구하고 손님의 발길이 뚝 끊겨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초부터 각종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이 코앞에 다가온 설준비에 걱정부터 앞서고 있다. 김시범기자
민족의 명절인 설을 3주 앞두고 본격적인 설 준비가 시작됐지만 한우나 굴비 등 설맞이 필수품목의 가격이 일제히 인상되면서 서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에 더 저렴한 비용으로 설을 보내고자 사전예약을 하거나 아예 설 준비를 간소화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17일 오전 10시께 찾은 수원 A대형마트는 주말을 맞아 많은 이들로 북적였다. 이곳을 찾은 대부분의 주부들은 과일과 한우 등 각종 설 선물세트를 눈여겨봤지만, 오른 물가에 선뜻 구매하지 못하고 있었다. 대신 설 전까지 사전예약을 할 경우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말에 대부분의 발길이 사전예약 창구로 향했다.

사전예약 시 5만5천원짜리 사과·배·한라봉 혼합세트는 4만9천원에, 12만원에 달하는 한우 떡갈비 냉동세트는 무려 40% 할인된 가격인 7만2천원에 구입할 수 있었다. L씨(51·여)는 “경기가 어려운데 물가는 자꾸 올라 설 준비가 막막하다”면서 “그동안 사전예약을 해본 적은 없는데 이렇게라도 해서 설 준비 비용을 아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오산 B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설 선물세트가 눈길을 끌었지만, 소비자들은 예년보다 비싸진 가격에 불만스런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에 일부 고객들은 설 선물세트를 나눠주거나 갖가지 종류의 음식을 차렸던 예전과는 달리, 대신 조촐하게 가족끼리 저녁 외식을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대형마트와 함께 재래시장도 본격적인 설 준비에 나섰지만, 물가가 오르자 그나마 찾던 소비자들마저 줄어들어 더욱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앞선 16일 오후 3시께 오산 오색시장은 설을 3주 앞둔 주말임에도 손님이 거의 없어 한산했다.

정육점을 운영하는 L씨(30)는 “대형마트보다 조금 저렴하게 살 수 있어 명절 때면 재래시장을 찾는 이들이 꽤 있어 한철 장사가 가능했다”면서 “그러나 올해 물가가 오르다 보니 가격부담에 그마저 오던 손님마저 반 토막 났다”고 푸념했다.

 

이에 대해 행정자치부 관계자는 “설 성수품에 대한 가격 정보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조만간 설 물가 관리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등에 따르면 한우 1등급 등심(㎏당) 소매가격은 작년 초 6만5천원에서 약 20% 오른 7만8천원을 기록했다. 명절 대표 수산 선물세트인 굴비 가격 역시 40% 가량 급등했다. 명절 대표 과일인 배는 지난해 대비 20% 비싸졌으며, 가을장마로 작황이 좋지 않았던 곶감 가격도 20~25%가량 상승했다.

 

이영웅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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