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 “공공조달 밥그릇 빼앗기” 맹비난

중견사 물론 삼성·LG까지 노린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중소기업 시장 보호를 위해 올해부터 3년간 공공조달 시장에 적용되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204개 품목이 선정된 가운데 선정 과정에서 중견기업과 대기업 등이 상당수 품목에 대해 지정 철회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정 반대 기업에 삼성과 LG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포함된 것으로 나타나 중소기업계가 강력 반발하고 있다.

 

18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중기청은 지난해 12월 2016년부터 3년간 적용되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204개 품목을 지정ㆍ공고했다.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으로 선정되면 공공기관은 해당 물품을 구입할 때 대기업 및 유통업체를 배제하고 해당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자간의 제한 경쟁을 통해 조달해야 한다. 공공기관 조달에서 대기업의 독점을 막고 중소기업 판로를 지원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런 가운데 선정 과정에서 아스콘, 개인컴퓨터, 빵, 소시지 등 34개 품목에 대해 중견기업ㆍ대기업에서 지정 반대를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LS산전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까지 포함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지정으로 시장이 축소되고 대기업 노하우가 필요하다며 냉각탑, 냉동기, 공기조화기, 개인컴퓨터, 디지털영상정보안내시스템 등 8개 품목에 대해 지정 반대를 공동 요구했다. LS산전 또한 중소기업의 사후관리 부실과 품질저하 등의 이유로 유무선원격제어장치, 계장제어장치, 변압기 등 3개 품목의 지정을 반대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은 최종 심의위원회가 해당 제품을 중소기업들이 품질문제 없이 납품을 해왔고, 대기업들은 민간시장을 통해서도 기술개발 및 글로벌 시장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반려됐다.

 

이에 중소기업계는 대기업에서 중소기업과의 상생은커녕 중소기업 시장을 잠식하려 한다며 강력 반발했다. 

양갑수 중기중앙회 판로지원부장은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기보다는 국내 중소기업들을 상대로 손쉽게 조달시장에 안주하려 하고 있다”면서 “공공조달 시장이 영세 중소기업들의 경영안정과 경쟁력 강화에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만큼 중소기업자간 경쟁제품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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