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앞두고 방 구하는 학생들 표적
허위매물로 유인 바가지 원룸 소개
지방서 차비들여 올라와 헛걸음 분통
“가격도 싸고 좋은 방으로 보이기에 직접 찾아갔는데, 알고 보니 ‘낚시’였어요.”
인천의 한 대학에 재학 중인 A씨(22)는 개학을 한 달여 앞두고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원룸을 구하려다 낭패만 봤다. 앱에 등록된 원룸 상당수가 허위이거나 미끼용 매물이었기 때문이다.
앱으로 월 20만 원의 싼 가격대 방을 찾아 가보면 앱에 등록된 사진과 전혀 다른 방이거나, 부동산중개인으로부터 ‘(그 방은) 이미 계약됐다’면서 두 배가 넘는 월 40만 원의 비싼 원룸만 소개받았다. 결국 A씨는 일주일이 넘도록 앱에 등록된 원룸과 실제 현실에서의 원룸 간 격차만 실감하고, 인근 부동산을 직접 돌아다니고서야 겨우 방을 구했다.
A씨는 “요즘 방 구하는 앱도 많아졌고 편리하다 해서 써 봤는데, 찾아가서 방을 보면 사진과 너무 달랐다”면서 “허위·미끼 매물 때문에 고향집인 강원도에서 왕복 차비하고 일주일 동안 지낸 찜질방 비용만 날린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지역과 가격 등 조건만 입력하면 원하는 원룸 등을 검색할 수 있는 관련 스마트폰 앱이 잇달아 선보이는 가운데 개학을 앞둔 대학생들이 앱의 허위·미끼 매물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다.
대학생들 사이에서 스마트폰 앱을 통한 부동산 거래가 일반화되면서 원룸 관련 앱이 늘어나자, 앱에 등록된 부동산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져 허위·미끼 매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25일 소비자원 등에 따르면 최근 인천지역에서만 이 같은 스마트폰 앱을 통한 허위·미끼 매물로 인한 피해가 하루 수건씩 접수되고 있다. 지역별로는 대학이 있는 연수구 등과 원룸이 많은 남동구 등에서 이 같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피해를 본 대학생이 직접 허위 매물에 대한 자료를 확보해 입증해야 하는 탓에 이 같은 허위매물 등록 업체에 대한 처벌은 어려워 관련 규정 정비 등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일단 주변 시세보다 너무 싼 원룸은 허위매물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인증된 부동산정보 사이트 등을 통해 시세를 미리 알아보고, (앱을 통해) 참고하는 것이 피해를 막는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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