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인 환승객 2명 ‘허찌른 범행’
출국장 직원 통로 출입문으로 역진입
보안검색장 출입문 따고 공항 빠져나와
당시 근무 경비직원 멀쩡히 눈뜨고 당해
인천국제공항에서 환승 대기 중이던 중국인 2명이 공항 보안검색대를 뚫고 밀입국했다 검거되는 사건이 발생해 공항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
최근 국제적으로 IS 테러위협이 확산돼 국내 외국인 출입국 관리가 강화된 상황에서 발생한 이번 사고로 인해 허술한 공항 보안시스템이 도마 위에 올랐다.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시 25분께 중국인 A씨(31) 등 2명이 인천공항 여객터미널 3층 면세구역에서 3번 출국장 상주직원통로 출입문으로 역진입, 보안검색장 출입문을 따고 일반구역으로 진입, 인천공항을 빠져나왔다.
이들은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출발해 일본 나리타공항을 거쳐 인천공항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여객기를 나리타공항에서 타고 지난 20일 오후 7시 31분께 인천공항에 도착, 이튿날인 21일 오후 8시 17분 출발하는 여객기를 타고 중국 베이징으로 갈 예정이었다.
이들은 폐쇄된 출국장을 통해 밀입국했다. 인천공항에는 모두 6개 출국장이 있으며 중국인 A씨 등이 빠져나간 3번 출국장 등 5곳은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폐쇄된다. 특히 당시 출국장 내에 보안 경비직원이 근무 중이었지만, 반대편 출구로 빠져나간 중국인 2명을 전혀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2013년 3월 29일에는 중국인 3명이 러시아에서 출발한 아시아나 항공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항공기에서 내리지 않고 승무원실 천장에 숨어 있다가 20시간이 지난 뒤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미국 항공당국에 의해 적발됐다.
당시 인천공항에서 공항 보안요원이 비행기를 수색했지만 숨어 있던 이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처럼 인천공항의 보안시스템 부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5년간 외부인이 제한구역인 보안구역에 침입한 사건이 13건이나 발생했다. 또 보안출입증 분실도 매년 300여 건 이상 발생하는데다, 보안출입증 목적 외 사용도 139건에 달하는 등 보안 의식 실종이라는 비판이 잦다.
이에 대해 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야간 근무자 근무수칙 준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면서 “항공기 미 탑승 승객에 대해 항공사 및 관련기관과 실시간 정보공유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는 이날 오후 4시 50분께 충남 천안공설시장에서 나흘만에 A씨 등 2명을 붙잡아 인천공항으로 호송했다. 출입국사무소 측은 이들을 상대로 구체적인 밀입국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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