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학 맞은 초등학교
영하 15도 강추위… 학생들 중무장
배웅 차량 몰리며 학교 일대 정체도
수업일수 맞추느라 대다수 정상등교
6년 만에 경기도 전역에 한파경보가 발령되는 등 강추위가 이어진 25일, 긴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맞은 아이들의 등굣길이 얼어붙었다.
각종 방한용품으로 꽁꽁 싸맨 채 등교하는 학생들과 아이를 조금이라도 덜 춥게 하려고 자동차로 배웅나온 학부모들로 학교 앞 일대가 정체를 빚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영하 15도를 기록한 혹한의 날씨에 강한 바람까지 몰아친 이날 오전 9시30분 수원 광교신도시의 산의초등학교 앞.
강추위 속 등굣길에 나선 자녀가 걱정스러운 학부모들이 자녀 등교를 위해 자가용을 몰고 나오면서 평소보다 2배 이상 차량이 몰려 일대가 혼잡을 빚었다. 학교는 등교시간을 1시간 늦췄지만 최대한 정문 근처에 자녀를 내려주려는 학부모들로 인해 정문 앞에 10여대의 차량이 줄지어 늘어선 것은 물론 일부 학부모는 교내로 차량을 진입하려 해 다툼이 일기도 했다.
학생들은 마스크와 목도리, 장갑 등을 착용한 채 연신 ‘춥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개학일이면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을 정문에서 기다리던 정겨운 모습 대신 고개를 숙인채 다들 교실로 뛰어 들어가기 바빴다. K군(8)은 “친구를 오랜만에 만나 반가웠지만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너무 추웠다”며 “방학이 끝나 아쉬운데 춥기까지 하니까 학교 오기가 더욱 싫었다”고 말했다.
다른 학교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9시까지 등교를 해야했던 팔달구 인계동 매여울초 정문에서도 아이들은 철저히 무장(?)한 채 동장군과 맞서고 있었다. 학교지킴이 역시 평소보다 늘어난 차량 때문에 교통 정리하느라 정신이 없었으며, 추위가 걱정된 일부 교사가 직접 정문에 나와 아이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오산 원당초 등 강추위에도 개학을 강행한 학교들은 지난해 메르스 사태 당시 휴교로 인해 수업일수를 맞추느라 학사일정을 조율하기는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학교 관계자는 “개학일을 가급적 늦춰보려고 했지만 봄 방학 등 학사일정이 있어 미룰 수가 없었다”며 “가정통지서를 보내고 실내 방한대책을 강구한 뒤 정상 등교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25일 개학식이 열린 도내 초등학교는 수원 6개교와 화성·오산 13개교, 군포·의왕 2개교 등 도내 총 61개로 집계됐으며, 수원 세곡초 한 곳만이 한파를 우려해 개학을 하루 연기했다.
이영웅ㆍ한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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