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암역 보관소 ‘방치 자전거’ 자리 차지
매일 이용하는 시민 출근길마다 골탕
아파트도 먼지 뒤집어 쓴 자전거 골머리
“새벽 같이 나왔는데도 (자전거를 댈) 자리가 없어요. 자전거 출퇴근 족을 위해 시설 관리를 해줬으면 좋겠어요.”
26일 오전 7시께 인천시 서구 공항철도 검암역. 역사 주변에 설치된 자전거 보관함은 이른 아침임에도 미리 세워둔 자전거로 가득 차 있었다. 상당수 자전거는 오랫동안 이동하지 않은 듯 먼지가 뿌옇게 쌓여 있었다.
공항철도(주) 측이 자전거 보관함 옆에 세워둔 안내판에 적힌 ‘오랫동안 자전거를 방치하면 관련법에 따라 수거해 처분한다’라는 문구가 무색하다.
이 때문에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하는 시민은 자전거 보관함 옆 기둥 등에 잠금장치를 걸어 세울 수밖에 없었고, 이는 또 다른 시민의 통행을 불편하게 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검암동에 거주하는 A씨(34)는 “날이 추워도 역까지 거리가 멀어 종종 자전거를 이용하는데, 보관함에 자리가 너무 부족하다”며 “버려두고 간 자전거를 치워주면 조금 나을 것 같은데, 항상 그대로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이 아닌 일반 아파트는 문제가 복잡하다. 일선 기초자치단체가 단속권한을 갖고 있기는 하지만, 아파트 단지가 일종의 사유지다 보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서구의 B 아파트 단지는 자전거 주차지역에 오랫동안 세워진 자전거가 워낙 많다 보니, 아예 개인적으로 아파트 복도나 계단에 주차하는 경우가 잦다. 이로 인해 최근 지자체에 이 같은 민원이 접수되고, 주민 간 다툼으로까지 번졌다.
서구는 지난해 지역 내 장기간 방치된 수많은 자전거 중 고작 40대가량의 자전거를 수거해 행정처분하는데 그쳤다.
구의 한 관계자는 “순찰 중에 버려진 자전거가 발견되면 예고장을 붙인 뒤 수거해 매각하는 등 행정절차에 나서고 있지만, 이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주민들의 신고와 민원이 발생할 경우 즉시 행정처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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