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캠프서 기량 향상 구슬땀 스윙 습관 고치고 수비력도 강화
아프지 않고 전 경기 출장 목표 시즌 초반부터 팀 승리 이끌 것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LG 트윈스에 입단한 지 10년이 지난 시점이었다.
갑작스럽게 SK 유니폼을 입은 정의윤은 얼떨떨했다. 고교 시절 남다른 파워로 LG의 미래 중심 타자로 주목받았던 그였다. 재능을 꽃피우지 못하고 친정팀을 떠나야 했으니 그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정의윤은 이적 후 비로소 빛을 보기 시작했다. 지난해 LG 유니폼을 입고 32경기에 출전해 홈런 없이 타율 0.258, 7타점에 그친 정의윤은 SK에서 59경기에 나와 타율 0.342에 14홈런, 44타점을 쓸어 담았다. SK가 천신만고 끝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정의윤의 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SK의 믿음직한 4번 타자로 자리 잡은 정의윤은 28일(한국시간)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스프링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는 “짧은 기간밖에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시즌 초반부터 팀 승리에 이바지하겠다”고 다짐했다.
-SK에서 첫 스프링캠프다. 분위기는 어떤가.
“훈련량도 많고 훈련 시간도 길어 몸이 무척 힘들다. 그래도 고참들이 솔선수범하고 어린 선수들이 열심히 따라와 주면서 훈련 분위기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 다들 치열하게 경쟁을 하면서 기량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 또한 플러스 요인이다.”
-지난해 트레이드 후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일단 김용희 감독님께서 꾸준한 믿음을 주셨다. 덕분에 자신감이 붙었고, 마음 편히 야구에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또 정경배 코치님께서 누구보다 세심하게 지도해주셨다. 가르쳐주신 것을 믿고 따르고자 노력했는데 다행히 결과가 좋았다.”
정의윤은 지난해 정경배 타격코치의 지도 아래 타격 폼을 바꿨다. 타격 준비 자세에서 손의 위치를 귀 뒤에서 가슴팍 근처로 끌어올렸고, 타격 때 지나친 중심이동도 줄였다. 쓸데없는 힘의 낭비를 줄이고자 시도한 변화였다. 그 결과 타구의 정확도와 비거리가 몰라보게 좋아졌다.
-SK로 오기 전까지 마음고생이 심했던 것으로 안다. 힘들었던 그 시간을 어떻게 이겨냈나.
“와이프가 항상 옆에서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해줬던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솔직히 난 이 친구 덕분에 살았다. 내가 너무 힘들고 아팠을 때, 잠을 못 자는데 나 때문에 곁에서 날을 샌 적도 있었다. 그런 와이프를 보고 책임감이 커졌다.”
-불펜투수 정우람, 윤길현의 이적으로 올 시즌 전력 누수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타선의 활약이 그만큼 중요해졌는데 중심타자로서 느끼는 부담감은 없나.
“올해도 중심 타자로 경기에 나설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저 맡겨진 역할에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특별히 부담감은 없다.”
정의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해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며 자세를 낮췄으나, 올 시즌 SK의 선발 라인업은 이명기-헥터 고메즈-최정-정의윤-이재원-박정권-김강민-조동화-김성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있는가.
“배트를 휘두를 때 오른손을 덮어서 공을 치는 습관이 있는데 이 부분을 수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수비도 스스로 자신감이 생길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
-올 시즌 어떤 목표를 세우고 있나.
“타율이나 홈런에 대한 목표는 따로 없다. 개인적으로 전 경기(144경기) 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프지 않고 꾸준히 경기에 나서면서 팀이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활약하고 싶다.”
-끝으로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팬 여러분들의 응원 덕분에 작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항상 감사드리고 올해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야구장에서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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