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공항, 이렇게 허술해도 괜찮은가

김종구 논설실장 kimj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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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이 또 뚫렸다. 그것도 처음이 아니고 이달에만 두 번째이다. IS의 테러 위협을 비롯하여 각국에서 연초부터 각종 테러가 발생,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는데, 가장 완벽한 고도의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어야 할 인천국제공항이 최근 두 차례나 뚫린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

인천공항공사 등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인천공항에서 환승 예정이던 베트남 남성 1명이 사라졌다고 한다. 베트남 하노이 공항에서 출발해 금요일 새벽 5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베트남 남성이 동일 오전 출발 일본 나리타행 여객기에 타지 않아,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등 관계 기관에 신고했다.

보안 당국은 CCTV를 확인해 해당 승객이 밀입국한 사실을 파악하였으며, 그는 도착한 지 2시간여 만인 오전 7시 반 쯤 면세구역을 벗어나 공항 바깥으로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승객이 빠져나갈 당시 공항의 무인 자동출입국심사대 주변에는 보안경비 근무자가 없었다고 하니 이렇게 보안감시가 허술할 수 있는가.

이런 사건은 지난 21일에도 있었다. 당시 환승객을 가장한 중국인 남녀 부부가 인천공항 면세구역에서 빠져나와 폐쇄된 출국장 문의 잠금장치를 부수고 밀입국했다. 이들이 나흘 만에 천안에서 붙잡혀 인천공항의 보안 문제가 강하게 지적되었는데, 불과 일주일 만에 또 이런 사건이 발생하였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하기 어렵다.

인천공항은 보안체계를 비롯하여 운영에 있어 많은 문제점이 이미 지적되었다. 특히 보안감시체계가 인천공항, 국가정보원, 경찰 등 여러 기관에 분산되어 효과적인 보안감시를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음에도 아직도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감시 인원 배치도 문제이며, 무인 자동출입국심사대는 가볍게 밀쳐도 쉽게 열리고 있으니,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 아닌가.

연초 수하물 처리 오류로 인한 대규모 항공기 출발 지연 사태 등으로 문제가 된 상황에서 이런 허술한 보안감시체계가 또 발생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인천공항은 그동안 운영상 각종 사고가 발생하였음에도 무려 40일 이상 이사장이 공석이다. 낙하산으로 임명된 정치인이 선거철이 되어 이사장직을 사퇴, 공석인 상태이다. 이런 인사가 계속되면 자연히 직원들의 근무기강이 해이, 사고는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등 관계 당국은 인천공항의 보안감시 등 운영체계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도록 철저한 점검과 더불어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 보안감시체계의 콘트롤 타워를 일원화함은 물론 인천공항 이사장도 공항운영의 전문인으로서 사명감이 투철한 인사를 조속히 임명, 운영체계를 확립함으로써 더 이상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발생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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