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낙찰가율 두달연속↓ ‘88.2%’
주택담보대출 강화… 부동산시장에 흐르는 ‘냉기’
2월1일부터 주택담보대출이 깐깐해지는 가계부채관리방안이 시행되는 등 최근 주택시장에 냉기가 흐르면서
지난해 뜨겁게 달아올랐던 경매 열기도 한풀 꺾이는 모습이다.
지방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지난해 말에 이어 두달 연속 하락했고, 경기도 역시 낙찰가율이 1년 만에 처음으로 90% 이하로 떨어졌다.
31일 법원경매전문회사 지지옥션에 따르면 1월28일 현재 전국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88.2%로 지난해 11월(93.3%) 이후 두달 연속 하락했다. 가계부채관리방안 시행, 금리 인상 가능성, 공급과잉 논란 등으로 지난해 11월 이후 일반 거래시장의 매수세가 위축되고, 가격이 약세로 돌아서면서 경매시장에서도 고가 낙찰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수도권에서는 1월 경기도 아파트의 낙찰가율이 지난해 12월(90.6%)보다 1.1%p 떨어진 89.5%를 기록하며, 지난해 1월(88.4%) 이후 처음으로 90%대가 무너졌다.
반면 서울은 같은 기간 낙찰가율이 99%까지 오르며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1월6일 청담동 시티아파트가 감정가의 242%인 38억여원에 팔리면서 전체 낙찰가율을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경매 물건이 173건으로 지난달(235건)에 비해 눈에 띄게 감소하고 이에 따라 평균 응찰자수가 지난달 6.2명에서 이달 7.5명으로 증가해 경쟁률이 높아진 것도 낙찰가율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낙찰률(경매 진행건수 대비 낙찰건수 비율)은 지난해 12월 49.8%에서 1월 32.9%로 급감, 가격이 싸거나 입지여건이 좋은 아파트에만 선별 응찰하는 경우가 두드러진 것으로 분석됐다.
같은 기간 지방 아파트 낙찰가율도 81.9%로, 지난해 12월(88.2%)에 비해 6.3%p 감소했다. 최근 지방의 아파트값이 하락세로 돌아선 곳이 늘어나면서 경매 낙찰가격도 낮아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까지 100%를 넘나들던 대구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해 12월 97.3%로 2015년 들어 처음 90%대로 떨어진 뒤 1월에도 94.4%로 내려왔다. 대전 광역시의 낙찰가율도 지난해 12월(89.9%)보다 낮은 85.8%를 기록했고, 특히 최근 두달 이상 아파트값이 하락하고 있는 경북의 아파트 낙찰가율은 70.5%까지 떨어지며 70%선을 위협하고 있다.
이창동 지지옥션 연구위원은 “서울은 아파트값이 아직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어 낙찰가율이 떨어지지 않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다만 2월부터 가계부채관리방안이 시행돼 주택시장이 얼어붙는다면 경매 시장에도 영향이 미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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