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동북부 해변 여행
평소에는 한적하고 조용한 이곳이 닷새마다 해안도로가 차로 들어찰 만큼 북적거린다. 끝자리 5,0일에 열리는 세화민속오일시장 때문이다. 주민을 위한 장터지만, 요즘은 관 광객에게도 인기가 좋아 장날이면 사람들이 붐빈다.
■ 바닷가 시골 장터로 혼저 옵서예 ‘세화민속오일시장’
세화민속오일시장은 규모가 아담하지만 싱싱한 채소와 생선, 건어물, 과일, 신발과 의류, 각종 생활용품 등 없는 것이 없는 시골 장터다.
고고한 자태를 뽐내며 반듯이 누운 은빛 갈치와 분홍빛 옥돔, 잘 마른 고등어 같은 특산품도 빼놓을 수 없다. 제철을 맞은 황금향과 레드향도 향긋한 냄새를 풍기며 여행자를 유혹한다. 시장에서 직접 고른 물건을 택배로 부쳐주기 때문에 관광객도 안심하고 구입할 수 있다.
어디선가 흥정하는 소리가 들리면 이곳이 제주임을 새삼 깨닫는다. 제주 사투리가 워낙 뭍의 말과 달라 오가는 대화를 정확히 알아듣기 힘들지만, 그래서 더욱 신기하고 재미있다.
세화민속오일시장은 드물게 바다 가까운 곳에서 열린다. 장을 보고 나서면 신비로운 색으로 빛나는 세화해변이 마중하니, 이렇게 아름다운 시장이 어디 또 있을까. 장터 구경에 바닷가 산책은 덤이다. 세화민속오일시장은 오전 8시쯤 시작해서 오후 2~3시면 대부분 정리한다. 제대로 구경하려면 서둘러 오전에 가자.
■ 제주 해녀 문화를 한눈에 ‘해녀박물관’
시장 인근에 해녀박물관이 있다. ‘제주 해녀 문화’가 올해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심의를 앞두고 있어 들러볼 만하다. 세화해변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해녀박물관은 제주 해녀의 역사, 그들의 독특한 공동체 문화와 삶을 살펴볼 수 있도록 세심히 꾸며졌다. 전시
아이들을 위한 어린이 해녀관도 있다. 해녀처럼 숨을 참아보기도 하고, 낚싯대로 물고기 낚기 게임을 즐기며 해녀에 대한 이해를 조금씩 넓힐 수 있다. 소라 껍데기로 화분 만들기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 신비롭고 묘한 비자나무 숲 ‘비자림’
오후에는 세화해변에서 차로 10~15분 거리에 위치한 비자림을 탐방해보자. 비자림은 수령이 500~800년 된 비자나무가 자생적으로 숲을 이룬 곳이다. 천연기념물 374호로 지정되었으며, 정확한 명칭은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이다. 제각각 기묘한 형태로 자라난 거목이 신비롭고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새소리, 바람 소리와 더불어 신선한 숲 속 공기가 기분을 상쾌하게 한다. 숲 한가운데 수령 800년이 넘는 ‘새천년 비자나무’와 두 나무가 한데 얽혀 자라는 연리목은 이곳 명물이다. 무엇보다 숲길이 평탄해 어린아이나 노인도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비자림을 둘러보는 데 한 시간 남짓 걸린다.
■ 유려한 곡선미를 뽐내는 ‘용눈이오름’
비자림에서 차를 타고 산간 쪽으로 10분 정도 달리면 용눈이오름이 나타난다. 마치 붓을 잡고 한 획으로 그려낸 듯 유려한 곡선미를 뽐내는 용눈이오름은 제주의 수많은 오름 가운데 가장 이름난 곳이다.
드라마 ‘결혼의 여신’, 영화 ‘늑대소년’ 등 수많은 작품을 통해 숨은 비경이 알려졌으며, 최근에는 KBS 예능 프로그램 ‘해피 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삼둥이가 다녀가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주차 시설과 탐방로가 잘 갖춰져 여행하기 편리하지만, 워낙 바람이 거센 곳이라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다녀야 한다. 용눈이오름 아래 초원 지대를 누비는 제주레일바이크는 제주의 자연을 색다르게 즐기는 방법이다.
홍완식기자
자료ㆍ사진=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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