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역 플랫폼 통로 1m도 안돼 열차 진입때 안전선 넘기 일쑤
안전난간도 없어 추락사고 우려
지난 13일 오전 10시께 국철 1호선 수원 화서역 상행선 구간의 플랫폼에서는 수십여명의 승객이 안전선을 넘어 열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열차가 진입하니 승객들은 안전선 밖으로 물러나세요’라는 경고 방송이 나오고 있었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 이용객은 열차가 뻔히 진입하고 있는데도 침을 뱉고자 안전선 안으로 넘어오면서 인명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승객 K씨(54)는 “안전선 밖으로 물러나지 않더라도 안전한데 굳이 물러날 필요가 있겠느냐”며 “오히려 밖으로 물러나면 자리만 빼앗기기 일쑤”라고 말했다.
앞선 오전 9시30분께 오산역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대다수 승객이 안전선 안에서 기다리다 보니 미끄러지거나 다른 승객이 밀치면 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보였다. 또 한 승객은 열차 출입문이 닫히는 상황에도 열차를 타고자 무리하게 자신의 가방을 문에 끼워넣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앞서 지난 3일 오전 9시께 서울역에서 80대 여성이 스크린도어에 가방이 끼어 숨진 사고가 발생했는데도 여전한 모습이었다.
다행히 이번에는 기관사가 이를 발견하면서 별다른 사고는 벌어지지 않았다. 코레일 측 1호선 한 기관사는 “승객들 상당수가 안전선 안에서 열차를 기다리다 보니 항상 역사 내로 진입할 때마다 두렵다”며 “무리하게 타고자 가방 등을 끼워 넣는 행위로 사고가 이어지는 만큼 승객들이 특히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역사의 관리마저 부실, 안전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수원역 코레일 상행선 플랫폼은 통로 폭이 1m도 안 돼 승객들이 안전선 안으로 통행하고 있는데도 불구, 안전 난간은 설치되지 않았다. 승객 L씨(40·여)는 “이렇게 좁은 폭을 지나가려면 안전선 안으로 넘을 수밖에 없는데 안전 난간마저 없어 매우 위험하다”며 “지자체가 시설점검을 통해 조속히 대책을 마련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등 유관기관이 지난달 15일 수원역 안전관리 점검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수원역 등 역내 한 관계자는 “역사 내 인명사고가 끊이지 않는 만큼 위험한 부분이 있으면 즉각 개선해 승객 안전에 최우선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국 철도의 교통 및 안전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2013년에는 244명(사망 96명, 중상 90명, 경상 58명)에서 2014년에는 676명(사망 73명, 중상 99명, 경상 504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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