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똑똑… 여성들 노이로제

4·13 총선 앞두고 주민등록·실제거주 일제조사도 좋지만…
건장한 남성들 조사원증 패용도 않고 밤9시 넘어 현관 안까지 불쑥 불안 조장

“집에 혼자 있는데 밤늦게 찾아와서 문을 열어달라 하고, 열면 무작정 들이닥치고 무서워 죽겠어요.”

 

인천시 서구에 사는 A씨(41·여)는 최근 오후 9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집으로 들이닥친 건장한 남성 때문에 한참이나 긴장해야 했다. 집을 방문한 남성으로부터 “주민등록 일제조사 하러 나왔습니다”라는 안내를 받긴 했지만, 해당 남성은 패용 등 이를 증명할 그 무엇도 없었기 때문이다.

특히 처음 보는 얼굴에 충분히 두려움을 느낄 수 있을 만큼의 덩치 등 남성의 외모에 A씨는 선뜻 주민등록 일제조사에 참여하기가 꺼려졌다. 결국 A씨는 문을 열어줬지만, 다짜고짜 신발장 있는 곳까지 들어선 남성 때문에 숨이 멎는 듯한 공포감마저 느꼈다.

 

이처럼 오는 4월 13일 치러지는 20대 국회의원선거 지원을 위한 주민등록 일제조사가 주민 편의를 고려하지 않고 막무가내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16일 인천시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15일부터 오는 3월 16일까지 주민등록사항과 실제 거주사실을 정확히 일치시키는 주민등록 일제조사를 진행 중이다.

 

조사는 지역별 읍·면·동에서 합동 조사반을 꾸려 각 세대를 직접 방문해 주민등록사항과 실거주 일치 여부, 거주지 변동 후 미신고자나 부실신고자 조사, 주민등록 말소자 재등록 등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일부 조사원은 야간 방문은 물론, 조사원증명서를 소지하지 않는 등 위화감을 불러일으켜 개선이 요구된다.

 

이에 대해 서구 한 관계자는 “야간방문을 자제하고 사실조사원증명서 패용 등 사전교육을 했지만, 이행이 미흡했던 것 같다”며 “통·반장 교육 등을 더욱 강화해 주민들이 사생활을 침해받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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