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장광고로 재외동포 현혹 中동포들 쉬운 자격증만 선호
전문가 양성 본래 취지 무색
더욱이 중국동포 역시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만을 선호하면서 재외동포비자가 전문가 양성이란 본질을 잃고 장기 체류를 위한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다.
18일 법무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2011년 국내 취업기피 업종의 현장 인력부족 해소를 위해 중국·구소련 동포를 대상으로 체류기간 3년의 방문취업비자(H2)를 발급했다. 이 제도로 많은 동포가 국내에 체류해 경제활동을 하게 됐으나 체류기간이 만료되면 출국해야 하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3년에 한번씩 갱신만 하면 영구체류할 수 있는 재외동포비자의 발급요건을 대폭 완화했다. 기존에는 중국 및 구소련 동포 중 전문성이 있는 자를 산업현장에 투입하고자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 동포에게만 발급했지만, 2012년 자격증 취득자로 확대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을 악용한 수많은 자격증 학원이 과장광고에 나서면서 재외동포비자가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해 문제가 되고 있다. 실제 18일 오전 10시께 수원 팔달구 매산동 중국동포 밀집지역 전봇대 등에는 재외동포비자를 쉽게 취득할 수 있다는 학원 홍보 전단지들이 촘촘히 부착돼 있었다.
전단지에는 ‘방문취업비자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아 가급적 빨리 재외동포비자를 취득하고 싶은 분 환영합니다’, ‘1개월 만에 재외동포비자 취득이 가능합니다’, ‘한국어 실력은 무관하다’ 등의 문구가 명시됐다. 심지어 중국어로 된 홍보현수막까지 펼쳐져 있었다. 안산 단원구 원곡동 중국동포 밀집지역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많은 중국동포들도 한국의 영구 체류를 목적으로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 학원을 찾고 있어, 제도의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해 재외동포비자를 취득한 중국동포 L씨(33·여)는 “한달만에 독학해서 합격했을 정도로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증이 쉽다 보니 많은 동포가 버섯종균기능사 자격증을 선호한다”며 “그렇지만 자격증 취득 후 버섯 분야에 종사하는 동포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 습득이 아니라 사실상 한국 체류를 위한 자격증 시험이다”고 덧붙였다. 이를 뒷받침하듯 한 중국동포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방문취업비자 만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글에 대다수가 버섯종균기능사를 추천하는 다수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재외동포비자를 놓고 학원가는 돈벌이로, 동포들은 자신의 전문성과는 무관한 장기체류 수단으로 악용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에 수원시 등 일선 지자체 관계자는 “불법 광고물을 매일 정리하고 있으며 과장광고 역시 계도조치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만간 법무부와 협조를 거쳐 이 같은 실태를 확인하고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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