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wiz 막내 강승훈 “시즌 1군 잔류 목표… 신인다운 패기 보여드릴게요”

▲ kt wiz 강승훈. kt wiz 제공
▲ kt wiz 강승훈. kt wiz 제공

한국 사회에서 막내는 늘 바쁜 위치다. 자신이 할 일은 물론이요, 잡다한 일까지 책임져야 하기에 빠릿빠릿하게 움직여야 한다. 그 와중에 윗사람 눈치도 살펴야 한다. 행동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소위 말하는 군기가 바짝 든 모습에서 막내는 어디서나 티가 나기 마련이다.

 

프로야구 kt wiz가 2차 스프링캠프를 차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나디노 샌 미누엘 스타디움에서도 막내는 단박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연습을 마치고 끝까지 남아 정리를 하고, 이래저래 분주한 모습이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인터뷰를 하고자 만났을 때도 그는 남들이 다 마친 저녁 식사를 아직 못 했다고 했다. 식사까지 미뤄가며 인터뷰에 임하는 그의 얼굴에선 막내의 풋풋함이 물씬 묻어나고 있었다. kt wiz 신인 강승훈(22)의 이야기다.

 

강승훈은 2016년 신인 2차 드래프트 8라운드로 kt에 입단했다. 수원 유신고-연세대를 졸업한 그는 키 173㎝, 몸무게 72㎏으로 다소 왜소한 체격 탓에 아마추어 무대에서 큰 주목을 받질 못했다. 때문에 드래프트 당시에도 그의 지명 가능성은 상당히 낮았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모교 유신고가 위치한 수원을 연고지로 하는 kt가 그를 호명하면서, 프로에 데뷔할 수 있었다. 강승훈은 “어느 팀에서든 불러만 준다면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kt가 선택해주면서 정말 영광스러웠다”고 돌아봤다.

 

강승훈은 지난해 10월 마무리캠프 당시만 해도 스프링캠프 참가가 불투명했다. 드래프트에서 낮은 순위로 호명된데다, 부상이란 악재가 그를 덮쳤다. 하지만 성실한 훈련 태도 덕분에 이번 스프링캠프 초대권을 받아들 수 있었다. 투수 박세진과 야수 남태혁과 함께 신인 선수 신분으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한 강승훈은 “설마 했는데 이렇게 정말 미국에 오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에서도 강승훈의 성실함은 단연 돋보인다. 타 팀에 비교해 적지 않은 양을 자랑하는 kt의 훈련을 묵묵히 소화하고 있고, 팀의 막내로서 허드렛일을 마다치 않고 있다. 연습경기에서도 다섯 차례나 나섰다. 비록 타율이 0.100으로 부진하지만, 괜찮다. 경험이란 열매를 먹고 있으니 말이다. 강승훈도 “처음에는 스프링캠프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지만, 지금은 여러 선배들이 편하게 대해준 덕분에 적응을 마쳤다”고 말했다.

 

내야수 강승훈은 이번 시즌 1군 잔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올 시즌 kt의 내야진은 김상현, 박경수, 박기혁, 앤디 마르테 등 쟁쟁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데다 심우준, 김선민 등 젊은 내야수들이 뒤를 받치고 있다. 빈틈을 좀처럼 찾기 어려운 환경에도 강승훈은 신인의 패기로 1군 한 자리를 꿰차겠다는 각오다. 실제로 조범현 감독도 강승훈에 대해 “수비를 정말 잘하고, 내야 전체를 다 소화할 수 있는 멀티 자원”이라며 “올 시즌 1군에서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인터뷰가 마무리돼 가던 중 kt 관계자가 다가왔다. 이 관계자는 “강승훈이 아직 식사를 못해서 인터뷰를 조금 짧게 진행해달라”고 요청했다.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인데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인터뷰를 요청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머리를 숙인 뒤, 식당으로 뛰어가던 강승훈의 뒷모습에서 또 한 번 막내의 향기가 묻어났다.

미국 샌버나디노=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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