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의 명실상부 수원본사 시대

명실상부한 삼성전자 수원 본사 시대가 열린다. 서울 서초동 사옥 C동에 입주해 있던 삼성전자 인력이 다음 달 18일부터 사흘간 수원 영통구 디지털시티로 모두 옮긴다. 서초동 삼성전자 인력의 수원 이전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회사 측이 보안 등의 이유로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이번에 삼성이 그룹 인력 재배치에 대한 내용과 시한을 확인함으로써 삼성전자 수원 본사 시대가 공식 선포된 셈이다.

사실 삼성전자의 중심은 그동안에도 수원이었다. 1969년 설립된 삼성전자가 1973년 수원에 본사를 둔 뒤로 줄곧 수원이 본사였다. 하지만, 회사의 최고 결정권을 행사하는 경영진이 서초사옥에 근무했다. 매주 수요일 사장단 회의도 서초동에서 열렸다. 이러다 보니 삼성 전자를 움직이는 실질적 본사는 서초동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실제로 크고 작은 경영 판단이 모두 서초동에서 이뤄졌다. 그러면서 수원은 ‘수원사업장’이라 불렸다.

벌써부터 수원지역이 들썩인다. 주변 부동산 시장도 꿈틀댄다. 그도 그럴 게 삼성전자 최고 경영 인력의 수원 이전이 미칠 영향은 적지 않다. 단순히 이전하는 인력의 직접효과에 그치지 않는다. 삼성전자와 관련된 밴드 기업들이 수없이 많다. 그들이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 과거 광화문은 한국 경제의 중심이었다. 대기업들의 본사가 광화문에 밀집했었다. 이를 따라 거대한 기업군(群)이 형성됐다. 수원 본사에의 기대도 같은 이치다.

정치인들의 첫 번째 구호는 경제 살리기다. 그 경제 살리기 공약 핵심에 늘 기업 유치가 있었다. 그만큼 기업이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이번 삼성전자 본사 시대 개막은 수원시에 더 없는 기회다. 이를 극대화하는 행정력이 필요하다. 삼성 디지털시티 주변을 기업하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야 한다. 삼성전자만을 위한 투자가 아니다. 하청업체들의 경제활용을 돕는 인프라까지 만들어야 한다. 행정의 총체적 접근이 필요하다.

삼성전자도 시민의 자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지역민에게 삼성은 ‘기업 덩치에 비해 인색하다’는 인식이 강한 게 사실이다. 여기에는 ‘본사가 결정할 사안’이라는 핑계 아닌 핑계가 있었다. 이때 ‘본사’란 ‘서초동 본사’였다. 이제 그런 한계를 벗어났다. 수원에서 결정하면 수원에서 집행하는 시대다. 이번 본사 이전이 ‘우리 삼성’이라는 지역민의 애정을 가일층 시키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 지역민의 기대가 크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