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폐쇄 그리고 2주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2주가 지난 현재까지 정부가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정확한 피해규모 조사에 나서지 않고 있어 입주기업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공단 폐쇄에 정부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 기업들에 대한 보상 의지가 없음을 단적으로 드러낸다며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22일 개성공단 정부합동대책반 등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액과 원ㆍ하청 납품액 등 피해규모 조사를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12~15일 기업현장지원반을 주관하는 중소기업청에서 입주기업에 ‘일반현황’ 카드 및 ‘개성공단 생산제품 납품 현황 조사표’ 작성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이는 입주기업 피해현황 조사와는 관련이 없는 기초조사에 불과했다.
중기청 한 관계자는 “기존에 중기청에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관리해오지 않아 업체 현황 등에 대한 자료가 없어 기업 지원에 나서기 전 단순히 실태를 파악하고자 이뤄졌던 조사”라고 설명했다. 이후 정부는 개성공단 지원대책반 운영 방안과 입주기업 지원책 등을 연이어 발표했으나, 피해규모 집계를 위한 추가 조사에는 나서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면서 입주기업들이 반발하고 있다. 기업들이 개성공단 폐쇄 이후 지속적으로 정부에 대출 등의 ‘지원’이 아닌 실질적인 ‘보상’을 요구하고 있음에도 피해규모조차 파악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는 “정부의 일방적 발표에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이 피해를 본 만큼 정부에도 분명히 책임이 있다”면서 “미봉책에 불과한 지원책은 연거푸 발표하면서 피해규모조차 파악하지 않는 것은 제대로 된 보상을 하지 않겠다는 말과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입주기업들의 목소리에도 정부는 여전히 피해규모 조사 일정조차 잡지 않고 있다. 정부 합동대책반 관계자는 “입주기업별 애로파악과 지원책 마련을 우선이라 보고 기업현장 방문과 지원에 집중했다”면서도 “아직 실태조사 등에 대한 일정이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오는 24일 비상총회를 열고 124개 개성공단 입주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피해규모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기업 자체 손해에 더해 협력 업체와 주고받은 거래내역 등을 집계해 발표한다는 방침”이라며 “향후 대 정부 건의 등에 기초자료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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