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지역 열대성 작물재배↑

기후변화 따라 ‘농업지도’ 다변화 구와바·망고 등 재배 6년새 두배↑
도농기원, 지역특화작목 육성 추진

이천시 율면 북두리에서 농원을 운영하는 김진영씨(60)는 요즘 3천484㎡ 규모의 하우스에서 제주도가 주산지인 한라봉(설봉향)과 상고귤을 수확하기에 여념이 없다. 

장미농원을 운영하던 김씨는 지난 2010년 제주도에서 직접 한라봉과 상고귤 묘목을 들여와서 재배해 경기지역 1호 한라봉을 탄생시켰다. 지구온난화가 이어지면서 경기지역에서도 아열대성 과실 재배가 가능할 거란 판단에서다.

이후 김씨는 ‘이천 산 한라봉’의 특색을 살려 수확 체험관을 운영하면서, 과실의 높은 당도로 소비자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아 유명 아웃렛 식품관과 로컬푸드에 납품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김씨는 “제주도보다 일교차가 크고 토양이 비옥해 맛 좋은 한라봉이 수확되자 유명세를 타면서 요즘엔 전국 각지에서 손님이 찾아 온다”고 말했다.

 

지구 온난화가 이어지면서 경기지역 농업 지도가 바뀌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라 열대성 작물이 생장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배, 포도 등 전통적인 경기도 주력과일 뿐만 아니라 온대성, 아열대성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2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강황, 구와바, 만감, 망고, 아보카도, 여주 등 주로 동남아에서 자라는 아열대 작물을 재배하는 경기지역 농가는 2009년 50호(6만5천178㎡)에서 지난해 말 기준 129호(12만5천531㎡)로 6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경기지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하는 아열대 작물은 여주로 93농가(8만1천595㎡)가 재배하고, 이어 야자 11농가(1만5천188㎡), 강황 11농가(8천38㎡), 구와바 5농가(7천515㎡) 등이다. 대구, 경북이 주산지인 온대성 과일인 사과도 최근에 포천, 연천 등에서 집중적으로 재배하면서 경기지역이 사과 주산지로 자리 잡고 있다.

 

이처럼 기후변화와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춰 작물 재배를 전환하려는 농가들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경기도농업기술원에서도 올해부터 아열대성 과일인 한라봉, 레드향 재배 시험사업을 시작한다. 경기도에 맞는 재배법과 수량 확대 방안 등을 연구해 지역에 특화한 소득작목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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