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외전? 검사와전! 영화속 악행에 억울한 수원지검

궁금증에 수십명 단체 관람도 “현실서는 불가능” 뼈있는 감상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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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검사외전'의 한 장면.
“엄마네 차장검사도 진짜 그래?”

 

수원지방검찰청에 다니는 한 여검사가 최근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영화인 ‘검사외전’을 보고 온 중학생 딸에게 들은 첫 질문이었다.

영화는 수원지검을 배경으로 내용을 전개했는데 이곳에 등장하는 차장검사는 정치적 야망에 찌들어 후배 검사에게 살인 누명을 씌우고, 증거를 인멸하며, 심지어 살인도 서슴지 않는 검사로 묘사되기 때문이다.

 

이같이 영화 속 ‘수원지검 검사들의 악행(?)’이 덩달아 입소문을 타고 번져나가자 최근 들어 수원지검 소속 검사들과 수사관들은 때 아닌 곤혹을 치렀다. 결국 ‘도대체 어떤 영화냐’는 궁금증에 수원지검 현직 검사 수십명이 단체로 영화를 관람하기에 이르렀다.

 

이를 본 검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며 “말도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영화에는 체포된 피의자가 조사실에서 밤새 방치됐다가 숨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현재 검찰의 ‘인권보호수사준칙’에 따라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당사자의 동의 없이는 자정을 넘겨 조사할 수 없으며, 피의자를 조사실에 홀로 방치한다는 것도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것.

 

이와 함께 검사가 구속영장 없이 사람을 잡아오라고 소리치는 장면도 현실을 크게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 영장 없이 사람을 체포하는 것은 현행범이거나 사안이 중대한 긴급체포일 때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 검사는 “영화는 말 그대로 ‘외전’일 뿐, 공정수사를 위해 불철주야 일하는 동료들을 생각한다면 현실의 수원지검은 ‘검사본전(本傳)’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검사는 “왜 하필 수원지검이었을까”라고 반문하며 “영화 속 수원지검 덕분에 이른바 ‘대박’을 낸 이 영화의 제작진들은 수원지검에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을까”라는 뼈있는 한 문장으로 감상평을 마쳤다.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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