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 화훼공판장 최근 한달 거래 작년比 12%↓
졸업·밸런타인데이 특수 불구 생화 소비 ‘뚝’
사치품 인식… 조화·꽃비누·사탕에 자리 내줘
문닫는 농가도 해마다 급증… 시장 위축 우려
꽃은 사치품이라는 인식 탓에 꽃 비누, 꽃 사탕, 저렴한 조화 등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 화훼산업이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에 따르면, aT 화훼공판장의 최근 한 달간(1월23일~2월23일) 절화(꺾은 꽃) 거래량은 181만7천150속(장미 10송이=1속)으로 지난해(207만4천760속)대비 12.4% 감소했다. 이 기간은 학교 졸업식과 밸런타인 데이 등이 몰린 전통적인 꽃 소비 성수기다.
하지만, 불황으로 졸업식 때 생화 꽃다발 대신 저렴한 조화, 비누꽃, 사탕꽃 등 대체재 사용이 늘면서 꽃 수요가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원시 장안구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해마다 이맘때면, 남편과 둘이 장사를 해도 일손이 부족할 만큼 주문이 밀려들었는데, 올해는 꽃 가격이 크게 오른데다 불황에 8~9천원짜리 꽃다발을 만들어 달라고 하는 손님도 많아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면서 “요즘엔 손님들이 많이 찾는 꽃 비누나 조화 비중을 늘려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훼는 소득 수준 향상으로 꽃 소비가 늘어나면서 한때 고소득 작목으로 주목받았지만, 2005년 이후 생산비 증가와 수요 감소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는 추세다. 농림축산식품부 통계를 보면 2005년 2만870원에 이른 1인당 연간 화훼 소비액은 2010년 1만6천98원, 2014년 1만3천867원으로 10여 년 새 34% 줄었다.
소비 감소는 경기지역 화훼 산업 위축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도내 절화 판매량은 지난 2012년 4억9천488만6천본(송이)에서 2014년 4억559만6천본으로 18% 감소했다. 문을 닫는 도내 화훼 농가도 늘고 있다.
경기지역 화훼 농가는 2012년 3천145호, 2013년 3천16호, 2014년 2천628호로 해마다 줄고, 재배도 같은 기간 1천239㏊, 1천201㏊, 1천147㏊로 감소하고 있다. 화훼산업이 위축하면서 해마다 도산ㆍ파산하는 농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꽃을 좋아하지만 돈 주고 사기를 꺼리고 사치품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아 오래 두고 볼 수 있는 공예품이 꽃다발 대체품으로 많이 유통되고 있다”면서 “꽃 농사를 접는 농가 중에는 토마토, 딸기, 파프리카 등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다른 작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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