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관문… 관광메카 희망의 돛”
하지만 막상 그 문을 열고 들어온 관광객은 인천에서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천혜의 자연과 역사가 숨 쉬는 곳, 개항과 근대화의 출발점인 인천은 그 가치를 발굴하고, 소중한 상품으로 다듬어 알려 나갈 책임이 있다.
지난해 9월 인천관광공사의 부활은 인천의 것, 인천의 가치를 재창조해 관광 활성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시민의 염원에서 비롯됐다. 황준기 인천관광공사 사장은 “그동안 인천 관광 정책이 예산이나, 인프라 부족 등으로 추진하지 못했다면, 앞으로는 똑같이 부족한 상황에서라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는 것이 관광공사 부활의 의미”라고 밝혔다.
황 사장은 “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으로 관광을 활성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동기 부여 및 인프라 구축과 함께 민간투자를 가로막는 방해요소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사장이 그려 나가려는 ‘인천 관광’의 청사진을 들어본다.
Q 출범 6개월, 공사의 역동적인 움직임을 바라고 있는데.
A 공사 내부적으로는 역동적이다. 하지만, 외부적으로 표출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 공사 혼자 할 수 있는 부분보다는 여러 기관의 노력이 합쳐져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마치 물 위에 떠 있는 오리와 같다. 밑에서는 열심히 움직이는데 성과를 내기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Q 결국 예산 문제인데.
A 지난해 출범하느라 관광공사 자체로 사업 계획이나 예산 편성 기회가 없었다. 인천시가 짜놓은 운영비와 대행사업비 등 예산으로 공사를 꾸려나가야 한다. 이 외에 공사 자체 예산이 없어도 다른 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에서 (관광 쪽에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다. 또 공사는 국비 공모사업을 확보하는 등 부족하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신 오는 3월부터 2017년 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Q 인천은 관광을 미래의 최우선 주요 전략산업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인천이 아니면 볼 수 없는 관광 상품, 즉 ‘킬러 콘텐츠’가 전혀 없다시피 하다. 대책이 있는지.
A 인천은 현재 완성된 킬러 콘텐츠는 부족하지만, 자원과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 특히 기독교·천주교가 들어온 곳으로 역사적 의미가 있는 중구 개항장 일대는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킬러 콘텐츠 자산이다.
개항장을 중심으로 70~80년대 인천의 명동인 신포동과 동인천~차이나타운~인천역~월미도 등 인근 지역에 깔린 보배들을 꿸 수만 있다면 ‘관광 인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될 수 있다.
인천 앞바다에 펼쳐진 천혜의 168개 섬을 활용한 상품 개발도 구상하고 있다. 섬을 관광상품으로 만들려면 교통 등 접근성 확보가 필수이다.
서울 시민이 여의도에서 유람선을 타고 아라뱃길을 통해 인천 섬으로 갈 수 있다면 얼마나 매력적이겠나? 바다 하면 인천을 생각할 수 있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그동안 인천의 노력이 그만큼 부족했다는 얘기다.
Q 그렇다면 앞으로의 개항장 활성화 계획은.
A 예컨대 개항장 활성화의 주체는 인천시, 중구청, 신포시장 상인, 차이나타운 상인 등이 될 수 있다. 관광공사의 역할은 개항장 활성화라는 틀에서 각자의 주체가 움직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국토부 국비 공모사업에 선정된 인천 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과 연계해 개항장에 차 없는 거리 및 보행환경 개선과 도보 코스 개발을 통한 대표 도보관광지 조성, 건축 문화재를 활용한 야행 프로그램 제안, 연극·공연, 야시장, 기마경찰 등을 활용한 이색거리 문화 조성을 통해 관광객 집객을 확대할 예정이다.
특히 관광공사가 운영하게 될 하버파크호텔과 연계해 기존의 아트플랫폼에 관광을 접목하여 활성화하는 등 관련기관과의 협력 네트워크를 통해 개항장만의 차별화된 매력을 강화하겠다.
Q 바다와 섬을 이용한 관광 상품화에 일각에서는 효율성과 현실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활성화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이며, 활성화 방안은 무엇인지.
A 섬으로 갈 수 있는 교통 여건을 개선하지 않고, 숙박시설도 단순한 수익수단으로 생각하면서 섬을 관광지로 개발한다는 생각은 잘못됐다. 인천의 섬을 찾은 관광객들이 다시 가고 싶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콘텐츠 개발이 선행돼야 한다.
하지만, 성공할 수 있다. 화성 전곡항을 둘러봤다. 그곳에서 요트 운영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었다. 부산 해운대의 경우 양식장이 많아 요트 타고 바다로 나가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인천 섬에 요트가 정박할 수 있는 소규모 접안시설을 만들 필요가 있다. 큰돈 들어가는 사업이 아니다. 지금 인천은 마리나를 만드는 게 전부다. 인프라 구축도 중요하지만 이를 활용해 관광상품으로 재탄생시키는 것이 뒷받침돼야 한다.
또 서해와 한강을 연결하는 아라뱃길의 경우 가족단위의 관광객을 타깃으로 해넘이 명소인 정서진을 관광 상품 개발과 마케팅을 통해 집중 육성하고, 공항철도와 연계해 먹거리·볼거리가 있는 여가 공간을 조성하겠다. 수상레저 체험 상품 개발, 연안여객과 연계한 한강과 섬을 잇는 아라뱃길 특화 상품 개발 등을 통해 명소화할 계획이다.
바다와 섬은 하나다. 바다의 보석인 섬은 인천 가치 재창조의 핵심과제로 인천시에서 섬 프로젝트 활성화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광공사도 이에 맞춰 주제가 있는 섬 관광을 육성하고, 세어도·장봉도·소무의도 등을 중심으로 시범·선도사업을 실시해 섬 관광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수 있게 성공모델을 만들겠다.
Q 이를 위한 관광공사의 추진 계획과 역할은.
A 전반적인 종합계획은 이미 세워놨다. 빠르면 3월 초 인천시장에 보고할 계획이다. 내부계획을 세워놓고 실행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관광공사는 개항장 창조도시, 아라뱃길 개방 등 사업에 관광이라는 측면에서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방침이다.
올해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5대 거점 중심 관광활성화 전략을 수립했다. 인천을 개항장, 강화, 송도, 경인아라뱃길, 섬·바다 등 크게 5가지 거점을 선정해 인천관광의 선택과 집중을 통해 관광객 수를 늘릴 계획이다.
Q 위와 같은 관광 정책이 이론적으로는 공감되지만, 사업 기간 장기화, 각종 규제, 예산 문제 등을 생각하면 실현성 면에서 역시 고개가 갸우뚱거린다. 임기 내 가능한 단기 사업은 무엇이 있는지.
A 물론 각종 이해관계가 뒤엉켜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인천 관광의 골든타임을 올해로 잡고 있다. 각종 규제는 해당 지자체와 협의하고, 예산 부족 문제는 국비 행사 유치를 통해 풀어나갈 계획이다. 올해를 지켜봐 달라. 1년 뒤에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 인천시가 출자해 주기로 한 하버파크호텔 문제가 지연되고 있는데.
A 현재 인천도시공사 소유인 하버파크호텔은 2008년 이후 리모델링도 없었고, 인천도시공사가 매각만 추진하면서 마케팅 노력, 투자 등이 미흡해 매출이 떨어지는 이상한 구조다.
이 같은 상황에서 걸음마 중인 관광공사가 맡아 적자를 내지 말라는 것은 애들보고 큰일을 하라는 것과 같다.
시와 도시공사가 정리하는 과정에서 관광공사가 맡아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는 시의회의 이번 판단이 고맙다. 현재 컨설팅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로부터 개항장 일대 앵커기능을 담당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Q 이 밖에 추진계획은.
A 지붕 없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강화는 문체부 공모사업인 2018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됐다. 관광공사는 각종 공모사업에 대해 핵심 실행조직으로서의 역할과 사업 로드맵 수립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계획이다. 좀 더 시간이 필요한 송도의 경우 시민과 관광객이 누릴 수 있도록 주변 문화시설과 연계해 국제도시에 걸맞은 세련된 복합문화콘텐츠를 발굴할 필요가 있다.
그린 마이스 도시라는 명성에 맞게 2단계 확장으로 더욱 분주해질 송도컨벤시아를 중심으로 한 MICE 관광상품 개발, 축제에 특화된 달빛축제공원과 센트럴파크 등 야외부지를 활용한 인천 대표 페스티벌 발굴, 송도만의 도시경관을 활용한 야간경관 특화 프로그램 운영으로 문화가 흐르는 미래도시 송도 브랜드를 구축하겠다.
송도국제도시에 데크로 바다와 접할 수 있는 수변 공간이 있지만, 관광객이 즐길 거리가 들어서 있지 않다. 인천에서 보기 드문 바다 접근성이 확보된 곳이 적막하기만 하다. 용도가 지정돼 있기 때문이다. 용도 규제를 풀어 인천 시민이 바다를 편히 볼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겠다.
대담=유제홍 인천본사 정치부장
정리=정민교기자
사진= 장용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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