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 실은 공사장 덤프트럭들 오산 동부대로 일대 5㎞ 통행
흙더미·돌덩이 날리며 과적 질주 LH “과적차량 단속 강화할 것”
오산시 부산동 운암주공아파트에 사는 A씨(52·여)는 지난달 24일 오후 3시께 아찔한 경험을 했다. 공사에 쓰일 자갈을 한가득 싣고 달리던 덤프트럭이 A씨 차 앞을 가로막고 끼어들었는데, 그 순간 주먹만 한 크기의 돌덩이 하나가 떨어지며 A씨 차 앞 유리창을 내려쳤기 때문이다.
쿵 소리와 함께 쩍 하고 30㎝ 이상 금이 간 유리를 보고 깜짝 놀란 A씨는 가해차량의 번호판을 확인하려 했으나, 온통 진흙에 뒤덮인 탓에 번호를 알아볼 수 없었다.
결국 A씨는 자신의 돈을 들여 차량을 수리할 수 밖에 없었다. A씨는 “이곳 주민들이 도로 위 무법자 같은 동탄 공사차량들에 당한 피해가 한두 번이 아니다”며 “돌덩이에 사람이 맞아 죽어봐야 정신 차릴 것이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처럼 화성 동탄2신도시 조성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관리가 엉망인 공사차량들로 인해 애꿎은 오산시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 동탄 일대에 쓰일 공사자재나 폐기물 등이 경부고속도로를 통해 오고 나가는데, 이곳과 가장 가까운 분기점이 오산 톨게이트(TG)인 탓에 오산시 부산동 동부대로 일대 5㎞ 가량을 주 도로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2일 오후 1시께 동부대로는 공사자재나 토사를 가득 실은 덤프트럭들 수십대가 줄지어 달리며 몸살을 앓고 있었다.
한눈에 봐도 과적 차량들이 차도 위를 뒤뚱거리며 아찔하게 아파트 주변 단지 일대를 쏜살같이 지나갔다. 자갈이나 흙더미가 외부로 튀지 않게 감싸안은 덮개는 찢겨 널브러진 채 제 기능을 상실한 모습도 보였다. 이들 차량에서 돌덩이나 흙먼지가 일반 보행로로 떨어지거나 뒤따르는 차량들로 튀는 장면은 손쉽게 눈에 띄었다. 이로인해 도로 곳곳은 이미 심하게 훼손돼 있었다.
이같은 피해가 지속되자 오산시도 문제해결을 위해 고민하고 있지만, 해결책을 찾지 못해 답답하다는 입장이다. 피해민원은 숱하게 들어오지만 공사 현장이 화성시에 있는 탓에 이를 직접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아서다.
그나마 피해가 발생했을 경우 영조물보험을 통해 보상받을 수 있지만 그마저도 피해자가 가해자를 잡아 오는 등 모든 상황을 증명해야 하는 탓에 어려움이 많다.
동탄신도시 조성을 담당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 관계자는 “오산시민들의 민원이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어 수시로 공사현장에 나가 문제가 되지 않도록 관리감독하고 있다”며 “앞으로 과적 차량 단속을 강화하는 한편 건설업체들에 개별적으로 주의를 주겠다”고 말했다.
조철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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