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목·허리 등 시즌 내내 통증 시달려
부상 참고 44경기 출장… 투혼 불살라
“잔부상 없이 뛰는 선수가 어디 있나요.”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서울 삼성의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4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실내체육관. 경기를 1시간여 앞두고 인삼공사 포워드 양희종(32·194㎝)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코트로 나와 몸을 풀었다. 슈팅 연습과 가벼운 스트레칭을 하며 결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인삼공사는 지난달 2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 삼성에 88대92로 졌다. 1·2차전을 내리 잡은 인삼공사로선 일격을 당한 셈이었다.
양희종에게 이날 3차전은 두고두고 잠 이루지 못할 경기였다. 그는 팀이 74대78로 뒤지던 경기종료 3분58초 전 우측 45도 지점에서 노마크 3점슛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양희종의 손끝을 떠난 공은 림을 맞고 튕겨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인삼공사는 이어진 수비에서 삼성 임동섭에게 3점포를 얻어맞았다. 74대81. 인삼공사로선 6점을 손해 본 순간이었다. 양희종은 “들어가는 줄 알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사실 양희종의 몸상태는 100%가 아니다. 발목, 허리, 목 등 성한 곳이 별로 없다. 손창환 인삼공사 코치는 “희종이가 부상 후유증으로 몸상태가 정상이 아닌데,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며 “빨리 시리즈를 마감하고 조금이나마 휴식을 보장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양희종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부상을 달고 뛰는 박찬희, 김민욱 등에 비하면 나는 몸상태가 엄청 좋은 편”이라고 했다.
양희종은 지난 2011-2012시즌 챔피언결정전 2차전 때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에도 진통제를 맞고 6차전에서 우승을 확정 짓는 결승골을 넣었다. 잇따른 부상에도 2주 이상 코트를 비운 적이 없다. 올 시즌도 온갖 통증을 참으며 44경기를 뛰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도 양희종은 투혼을 불태우고 있다.
잠실=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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