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묻어둔 ‘타임캡슐’ 찾아가세요

서구, 11년전 가좌시설녹지에 2만개 매설
지난해 개봉했지만 9천여개 주인 못찾아
소중한 ‘꿈의 상자’ 배부기간 6월까지 연장

“타임캡슐은 목표했던 꿈과 희망을 다시 돌아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꼭 찾아가길 바랍니다.”

 

지난 2005년 당시 6살 난 A양은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하얀 종이에 꿈과 희망을 가득 담아 또박또박 글씨를 써내려갔다. 고사리 손으로 10년 후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서투른 글 솜씨로 빽빽하게 적었다. 이후 10년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A양은 타임캡슐을 까맣게 잊고 살았다.

 

하지만 최근 타임캡슐을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믿기지 않았지만, 기대 반 설렘 반으로 인천 서구청을 찾아 타임캡슐을 개봉했다. 유치원에서 배운 한글, 못생겼지만, 또박또박 정성이 느껴지는 글에서는 바르고 착하며 부모님을 사랑하는 한 소녀가 생생히 살아있다.

A씨는 감동과 기쁨의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A양은 “아직 꿈을 꿀 수 있는 나이라 다행”이라며 “타임캡슐 속 어릴 적 나와 했던 약속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또 다른 희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인천시 서구가 10년 전 서구 주민들의 염원을 담아 묻어둔 타임캡슐 9천여 개가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3일 구에 따르면 지난 2005년 가좌시설녹지에 구민들의 목표와 꿈, 소망 등을 담은 타임캡슐 2만 개를 매설했다.

 

10년이 지난 지난해 타임캡슐을 꺼냈지만, 배부율이 13%에 그치는 등 주민들이 이를 찾아가지 않아 구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반상회보, 우편, 홈페이지, SNS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이를 알리고 있지만, 배부율이 오르지 않아 배부기간을 오는 6월까지 연장했다.

 

구 관계자는 “10년 전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목표했던 바를 이뤘는지 타임캡슐을 통해 꿈과 희망을 되찾길 바란다”며 “배부기간이 지나면 공고 등 절차를 거쳐 폐기처분할 수밖에 없으니 꼭 찾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인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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