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믿고 생활고까지 해결해 준 은인을 상대로 수억원대 사기도박을 벌인 조직폭력배가 경찰에 붙잡혔다.
안산단원경찰서는 B씨(49·조직폭력배) 등 3명을 사기도박 혐의로 구속하고 C씨(50) 등 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 B씨 등은 2014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53차례에 걸쳐 사업가 A씨(53)를 상대로 사기도박을 벌여 8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안산지역 재력가인 A씨는 지난 2014년 10월 자신의 사업체에 공동대표 자격을 줄 정도로 신뢰하는 사이인 B씨의 권유로 안산시 단원구의 한 도박장을 찾았다가, 지난 1월까지 50여차례에 걸친 도박으로 8억4천만원을 잃고 9천만원의 빚까지 지게됐다.
A씨는 돈을 잃고도 B씨를 신뢰했지만 지난해 12월 찾아온 경찰이 “사기도박 첩보가 있어 찾아왔다”는 말한 뒤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도박장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카메라에는 일당이 손짓으로 신호를 보내면 그가 필요로 하는 카드를 상대방이 버리는 척 던지고, 그 카드를 슬쩍 줏는 수법인 ‘낙엽줍기’, 카드를 섞어 좋은 패를 아래쪽에 뒀다가 특정인에게 맨 아래에 있는 카드를 주는 ‘밑장빼기’, 4장이 아닌 6장을 들고 도박을 시작해 몰래 2장을 버리는 ‘육장보기’ 등 온갖 수법이 총동원된 사기도박 현장이 담겨있었다. A씨를 제외한 도박자들은 모두 한패였던 것.
경찰 조사결과 B씨는 도박장을 마련해 타짜들을 모집한 뒤 일당을 주면서 사기도박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사람까지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충격적인 사건이었다”며 “검거된 일당들은 대부분 도박 전과를 가진 전문 도박꾼들이었다”고 밝혔다.
한편 수원지검 안산지청은 해당 사건을 송치받아 관련자 7명을 모두 기소했으며, 달아난 B씨의 일당 4명을 추적 중이다.
안산=구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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