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은 경기-강원 9개 시·군 토론회
도민이 체감할 정책 공동 추진 南 지사 “진정한 연정모델 완성”
포천ㆍ여주ㆍ양평ㆍ가평ㆍ연천ㆍ춘천ㆍ원주ㆍ횡성ㆍ철원 등 9개 기초자치단체가 참여한 이번 ‘시ㆍ군과 함께 하는 경기-강원 상생협력 토론회’는 연정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양 도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들을 공동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됐다는 점이 높게 평가되고 있다.
■ 현안 놓고 서먹했던 지자체들, 직접 만나니 화기애애
‘시ㆍ군과 함께 하는 경기-강원 상생협력 토론회’는 시작부터 남경필 경기지사와 최문순 강원지사가 반가움을 표시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최문순 지사는 “먼 길 함께 해주셔서 강원도민을 대표해 감사인사를 드린다”고 고마움을 표하며 “경기도와 상생협약을 1년 동안 진행하면서 상생협약에 대한 남 지사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오늘 토론회도 이런 진정성이 낳은 것이다”고 기대감을 표했다.
남경필 지사 역시 “오늘 시ㆍ군 간 구체적 사업을 놓고 토론이 있을 텐데 좋을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화답했다.
강원도 춘천 KT&G 상상마당에서 펼쳐진 상생협력토론회에서도 첫 만남의 반가움은 이어졌다.
경기도는 가평군과 춘천시의 자라섬·남이섬 관광특구 지정 문제와 여주시와 원주시, 횡성군의 광역화장장 설치 문제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조병돈 이천시장과 이필운 안양시장을 각 토론의 중재자로 배치했지만 순조롭게 토론이 진행돼 합의도 도출할 수 있었다.
특히 여주시는 광역화장장 설치 외에 원주 기독병원의 닥터헬기를 사용할 수 있는 뜻밖의 수확을 얻기도 했다.
자라·남이섬 관광특구 문제를 놓고 춘천시와 토론에 나선 김성기 가평군수는 “남이섬은 가평에서 20분 거리에 있지만 1시간 정도 떨어진 춘천시 관할이다. 두 개를 합쳐 관광특구로 지정하면 관광객 증가, 일자리창출 등의 시너지효과가 분명히 있다”고 제안했고 이에 최동용 춘천시장은 “전체적으로 공감한다.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해 앞으로 협의가 계속될 것을 예고했다.
최 시장은 이어 행정구역이 잘못돼 이런 일이 일어난다며 가평군이 춘천시로 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나머지 주제들도 별다른 이견 없이 합의에 이르렀으며 각 자치단체장들도 이웃이 형제가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한규호 횡성군수는 “횡성군의 경우 강원도에서도 소외된 지역이다. 30년 동안 국도 6호선 확ㆍ포장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는데 안됐다”며 “오늘 경기도와 강원도가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생각으로 공동 의제로 채택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김규선 연천군수 역시 “이웃하고 있는 시ㆍ군이 현안을 해결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시험이다”며 “양도가 힘을 합해 대한민국 중심 허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상생협력의 정신”이라고 말했다.
■ 경기도민ㆍ강원도민 체감할 수 있는 현안들 합의
이번 토론회에서 합의된 내용을 보면 기초자치단체들이 직접 만나 현안을 논의한 만큼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이 담겼다는 분석이다.
먼저 경기도는 평창 동계올림픽 붐 조성을 위해 경기도청 소속 동계 종목 실업팀을 창단하기로 강원도와 합의했다. 강원도는 경기도에 모글스키, 스키점프, 컬링 등을 제안했으며 도는 도와 31개 시ㆍ군을 통해 실업팀을 창단하고 강원도는 팀 창단에 필요한 노하우와 선수 확보, 훈련장 제공 등을 지원한다.
여주시와 원주시, 횡성군은 ‘원주시 광역 화장시설 공동 건립’을 위해 3개 시·군 인구에 비례해 총 사업비 350억원 중 원주시가 254억원, 여주시가 58억원, 횡성군이 24억원을 분담하기로 했다. 나머지 금액은 국도비 보조금으로 충당한다.
원주시 광역 화장시설은 원주시 흥업면 사제리 일원에 화장기 7기를 조성하는 사업으로 오는 2017년 완공 예정이다. 포천시와 연천군, 철원군은 한탄강 유역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3개 지역은 유네스코 인증을 위한 공동 용역을 실시하기로 하고 올해 추경에 조사용역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10억원 가량 소요되는 공동조사용역비 가운데 2/3는 경기도가 1/3은 강원도가 분담한다.
재원문제로 난항을 겪던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을 잇는 ‘철원군도 4호선 확ㆍ포장 사업’도 합의에 이르렀다.
포천시 이동면 도평리와 철원군 갈말읍 용화동을 잇는 5.5㎞ 길이의 철원군도 4호선은 철원군의 제안에 의해 시작됐지만 포천시가 시비만으로 추진할 경우 사업기간의 장기화를 우려해 합의를 보지 못했었다. 이에 경기도와 강원도가 지원을 약속하면서 2018년까지 공사를 완료하는데 합의했다.
이호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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