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400석 경기장에 주차공간은 고작 300대

접근성 떨어지는 서수원칠보체육관
행사땐 주차난·정체 우려… 전철은 2019년 개통, 시내버스 2대에 의존해야

 

▲ 지난달 23일 개관한 서수원칠보체육관(수원제2체육관)이 4천여 관중석 규모에 비해 주차면이 303면에 불과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시범기자
“위치상 자가용을 이용해야 하는데, 주차장이 너무 부족하네요.”

 

권선구 금곡동에 자리한 서수원칠보체육관 주변은 수원시에서 가장 외딴곳 중 하나로 꼽힌다. 수원 서부권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이 지역은 지난 2006년 호매실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이 시작되면서 인구가 늘었지만, 개발제한구역 등 미개발지가 여전히 많다. 도로나 교통도 발달이 덜 돼 평소 10㎞가량 떨어진 시청에서 가려면 승용차로 25분 이상 걸린다. 퇴근 시간이면 더 오랫동안 차 안에 머물러야 한다. 수원에서 가장 교통이 혼잡하기로 유명한 수원역 일대를 거쳐야만 갈 수 있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만약 유명 가수의 콘서트나 전국규모 체육행사가 열리는 날이면 많은 시간을 도로 위에서 허비해 서수원칠보체육관에 도착한다고 해도, 근방을 배회할 가능성이 크다. 주차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까닭에서다. 서수원칠보체육관의 관중석 규모는 4천411석. 하지만 부지 내 주차면은 303면에 불과하다. 차 한 대에 5명씩 탄다고 해도 주차장 수용인원은 1천515명으로 관중석 규모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중교통 이용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불편 그 자체다. 시청에서 서수원칠보체육관까지 직통으로 가는 시내버스는 두 대, 시간으로는 약 50분에서 1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 조차도 도보 15분 이상이 포함된 시간이다. 어린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람객이라면 아쉽겠다만 대중교통은 깨끗이 포기하라고 조언해주고 싶다. 지하철로 신분당선 수원시청역에서 수원역까지 이동한 뒤 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지만, 환승시간 등을 계산하면 많은 시간이 허비되는 건 매한가지다.

문제는 이 같은 교통환경을 개선할 방안이 딱히 없다는 사실이다. 지난 1월 수원시정연구원이 발표한 ‘호매실 체육공원(서수원칠보체육관) 관리운영방안’에 따르면 수원시는 주차장 부족 문제에 대한 대안으로 대중교통이용 유도와 인근 학교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칠보중·고교 등 인근 학교를 모두 활용한다고 해도 추가로 확보되는 주차면은 170면에 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장하고 있는 대중교통 또한 신분당선이 연장되는 2019년까지는 시내버스에만 의존해야할 실정이다.

수원시는 시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서수원칠보체육관 교통환경에 대한 개선 작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범선 수원시 체육진흥과 과장은 “시민들이 주차장 부족과 대중교통 수단이 좋지 않아 불편을 느끼고 있는 걸 통감한다”며 “대중교통과에서 교통체질 개선과 시내버스 노선 확보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고 전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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