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MD 돈줄 끊고 바닷길 막고… 안보리 결의 이행 고삐 죈다

정부 ‘독자 대북제재’ 내용은
북한산 물품 통제 강화… 3국 우회 반입도 차단
年 1천만달러 수입 해외 北식당 이용 자제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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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준 국무조정실장이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 관련 금융 제재 대상을 확대하고 해운 제재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독자 대북 제재 조치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8일 범정부 차원의 독자 대북제재안을 발표하며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내기 위한 강력한 대북제재에 들어갔다. 

이번 대북제재안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2270호) 채택의 후속조치 차원으로 우리 정부의 강경한 의지를 보여줌으로써 국내외적으로 자칫 느슨해질 수 있는 제재안 이행의 고삐를 조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석준 국무조성실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부가 이미 524 조치와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을 통해 대북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면서 △금융제재 대상 확대 △해운통제 강화 △수출입통제 강화 △북한 영리시설에 대한 이용 자제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제재 방안을 발표했다.

■ 대량살상무기(WMD) 개발 연관 금융제재 확대

우선 정부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는 북한 개인 40명과 단체 30개를 금융제재 대상자로 지정했다. 이들의 국내 자산은 동결되고 우리 국민과 금융거래도 할 수 없다.

 

정부는 이번 금융제재는 WMD 개발·무기거래 등과 관련된 북한 및 제3국 개인·단체와의 거래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킴으로써 이러한 북한의 활동을 위축시길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및 주요 외화 수입원을 차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 해운통제 강화…북한 소유 선박 입항 금지

외국 선박은 북한을 들를 경우 180일 이내에 국내에 입할 수 없게 되며 북한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제3국 국적의 편의치적 선박의 국내 입항도 금지된다. 제3국 선박의 남북 항로 운항을 금지하는 조치도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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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총 66척의 북한기항 제3국 선박이 국내 항만에 총 104회 입항했다. 선박이 통상 6개월 이상의 운송계약으로 운영되고 있어 외국 선사들은 우리나라에 취항하기 위해 북한과의 운송계약을 기피할 것이라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일본 등이 북한 선박은 물론 북한을 기항한 모든 선박의 입항을 금지함에 따라 인접국을 통한 바닷길이 모두 막히게 된다.

 

■ 북한물품 수출입통제 강화

또 위장 반입 등을 포함해 북한산 물품의 국내 유입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는 한편 북한의 특성을 감안해 WMD 개발 관련 제재 물품 목록을 새로 작성해 통보함으로써 국제사회의 수출입 통제를 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정부는 우리 국민과 재외 동포를 대상으로 해외에 있는 북한 식당 등 영리시설에 대한 이용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해외 북한 영리시설은 북한의 주요 외화 수입 경로 중 하나로 북한은 12개국에 130여개 식당을 통해 연간 1천만달러 가량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정부의 이번 조치는 유엔 안보리 결의와 함께 북한 WMD 개발 등과 관련된 북한 및 제3국의 개인·단체와의 거래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한편 북한 관련 의심물품 반출입을 차단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관측된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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