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션 오펜스 실종… 외곽슛 침묵
찰스 로드, 골밑서 중심 잡아줘야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팬이라면 이번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를 보고 많이 속상하셨을 겁니다. 게임이 되질 않았거든요.
스코어만 봐도 그렇죠. 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1차전에서 58대80, 9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2차전에서는 88대99로 졌습니다.
그동안 4강 PO에서 1·2차전을 모두 내준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 사례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이쯤 되니 0대3 셧아웃이 그려지는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인삼공사가 이번 PO에서 KCC를 잡을 것이라고 생각하신 분은 드물었을 겁니다. 정규리그에서 KCC에 유독 약한 모습을 보였으니까요. 올 시즌 인삼공사는 KCC와 여섯 차례 만나 1승5패를 기록했습니다. 득실마진도 경기당 평균 -10.2점이나 됐죠. 전주 원정에선 더욱 심했습니다. 3전 전패에 득실마진은 무려 -16.7점에 달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이번 4강 PO 1·2차전은 정도가 조금 심합니다. 어찌나 무기력한지, 과거 야오밍이 뛰던 시설 중국과 경기하던 한국이 연상될 정도였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저는 인삼공사가 본연의 색깔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봅니다. 인삼공사는 기본적으로 많은 움직임을 통해 외곽슛 찬스를 보는 팀입니다. ‘모션 오펜스’라고도 하죠. 삼성과의 6강 PO에서 보셨듯이 3점슛을 만드는 과정이 상당히 매끄럽습니다. 근데 4강 PO에서는 이런 모습이 실종 됐습니다.
원인은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에게서 찾을 수 있습니다.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로드는 이번 4강 PO에서 외곽에서 자리를 잡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자연스레 이정현, 전성현 등 슈터들의 외곽 동선은 막혀버리게 됐죠. 6강 PO에서 펄펄 날던 이정현과 전성현이 침묵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던 셈입니다.
김승기 감독은 로드에게 골밑서 중심을 잡아줄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과연 로드가 김 감독의 주문대로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까요? 4강 PO 3차전은 1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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