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대체부지 ‘냉담’… 입주 고작 6곳

피해기업 분양률 저조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한 달을 맞은 가운데 정부에서 입주기업 지원을 위해 제공한 대체부지가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다. 대체부지에 들어온 기업에 일 년간 임대료 면제 등 혜택을 주고 있으나, 정작 개성공단 기업 대상 분양률은 저조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13일 정부합동대책반과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3일 시흥스마트허브 내 아파트형 공장인 ‘시화지식산업센터’와 ‘시화하이테크지식산업센터’를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대체부지로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두 센터에 있는 32개의 공실을 활용해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처음 1년간 임대료를 면제하는 등의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에 대화연료펌프, 창신금속, 신한물산, 동양다이캐스팅 등 인천소재 개성공단 기업 4곳이 시화지식산업센터 입주 계약을 체결했고, 대화연료펌프와 동양다이캐스팅 등 두 개 업체는 오는 15~16일께 센터 입주를 완료하고 본격적인 생산라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정부의 대체부지 제공 방침이 발표된 지 3주가량 지난 현재까지 추가로 신규 입주계약을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2곳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새로 계약을 완료한 유니월드오토텍은 기존 입주계약을 체결한 대화연료펌프의 자회사로, 실질적인 신규 계약은 김포소재 화학업종 기업인 (주)컴베이스 단 한 곳에 그쳤다.

최초 시화지식산업센터 공실 대비 분양률을 봐도 18%(32개 공실 중 6개사 입주 계약)에 머물러 최초 10여 곳의 기업이 센터 입주를 조율했다는 정부 발표와 달리 저조한 실적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경기지역본부 관계자는 “현재 2~3곳의 업체들과 센터 입주를 협의하는 중”이라면서도 “기업 사정에 따라 최종 입주 계약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센터 입주 계약을 진행 중이던 개성공단 입주기업 중 협소한 부지 등을 이유로 최종 입주를 포기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다. 경기도 소재 개성공단 입주기업 A사는 시화지식산업센터 입주를 조율해왔으나, 생산에 필요한 약 3천㎡의 부지 확보가 어렵자 결국 계약을 포기했다. 

도내 한 개성공단 입주기업 관계자는 “입주기업들의 요구 사항이 각각 다를 텐데 일률적인 대체부지는 실효성이 떨어진다”며 “인건비 문제 등도 해결해야 하는데 쉽사리 대체부지에 입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정부합동대책반 관계자는 “임대료 면제 등 개성공단 입주기업의 편의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마련했으나 입주기업의 업종 등에 따라 요구하는 바가 다를 수 있다”면서 “지방자치단체 등에서도 대체부지를 제공하고 있는 만큼 생산을 위한 부지가 필요한 기업들이라면 이를 활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관주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