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더 오랫동안 봐요”

인삼공사, KCC에 져 4강 PO 탈락
최악 조건 극복… 소기의 성과 거둬

▲ 1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전주 KCC의 4강 플레이오프 4차전. 대형 현수막이 코트를 가린 가운데 홈 팬들이 열렬한 응원을 보내고 있다. KBL제공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모두가 어렵다고 입을 모았어도, 경기 중 30점 가까이 점수가 벌어져도 인삼공사는 마지막까지 코트를 굵은 땀방울로 수놓았다.

 

인삼공사는 13일 만원 관중이 들어찬 안방 안양체육관에서 2015-2016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지난 11일 전주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3차전에서 센터 오세근을 부상으로 잃은 인삼공사는 이날 골밑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92대113으로 패했다. 주포 이정현이 3점슛 3개 포함 25점을 퍼부어봤지만, 정규리그 챔피언 KCC의 벽은 높았다. 시리즈 전적 1승3패. 인삼공사의 올 시즌은 이렇게 끝났다.

 

경기가 끝나고 인삼공사 선수단은 코트 중앙에 모여 응원을 보내준 관중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했다. 정규리그 막판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시즌아웃 된 강병현은 “한 시즌 동안 아낌없는 성원을 보내주신 팬 여러분께 감사하다. 다음 시즌에는 팀이 우승하는데 꼭 보탬이 되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정현 역시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지만, 내년에 더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승기 인삼공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이었다. 시즌 전 전창진 전 감독의 자진 사퇴, 외국인 선수 프랭크 로빈슨의 부상이탈,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로 인한 몇몇 선수들의 초반 결장까지. 출항도 하기 전부터 온갖 암초를 마주했던 그였다. 김 감독은 “최악의 조건으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선수들 모두에게 고맙단 얘기를 하고 싶다”며 “다음 시즌에는 더 단단한 팀을 만들어 반드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겠다”고 말했다.

 

인삼공사 홈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한참 동안 체육관을 떠나지 못했다. 이들은 선수단에 다가가 사인과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이날 패배로 다소 굳은 표정이었던 선수단의 얼굴도 조금씩 풀렸다. 침묵이 감돌 것만 같았던 안양체육관은 이처럼 선수들의 땀과 팬들의 성원으로 뜨거웠다.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을 마감한 인삼공사 선수단에게 팬들은 말했다. “고생했어요. 고마웠어요. 내년에는 더 오랫동안 봐요.”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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