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vs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19일 개봉박두
오리온과 우승을 다툴 KCC는 정규리그에서 1위를 차지하고 직행한 4강 PO에서 인삼공사를 시리즈 전적 3승1패로 따돌리고 챔프전에 올랐다. 2010-2011시즌 이후 5시즌 만에 우승을 노린다.
두 팀이 챔프전에서 만나는 건 프로농구 출범 이래 이번이 처음이다. PO에서는 두 팀의 전신인 현대와 동양 시절인 1997-1998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한 번 만나 현대가 3전 전승을 거둔 바 있다. 7전4선승제로 치러지는 이번 시즌 챔프전은 오는 19일 전주에서 시작한다.
■ ‘추추’대전
이번 챔프전은 공교롭게도 추씨 성을 가진 감독 두 명이 맞붙게 됐다. 역대 프로농구에서 같은 성의 감독이 챔프전에서 맞붙은 것은 프로 원년인 1997년 기아(최인선)-나래(최명룡), 2000-2001시즌 삼성(김동광)-LG(김태환)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다. 앞서 성사된 ‘성씨 더비’는 최씨와 김씨로 비교적 흔한 성의 감독끼리 맞붙었지만 올해는 추씨 감독들의 대결이 팬들의 시선을 한데 모으고 있다.
이번 챔프전은 베테랑과 초보 사령탑의 지략 대결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끈다. 추일승(53) 오리온 감독은 김진(55) 창원 LG 감독과 유재학(53) 모비스 감독과 함께 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지도자다. 2011-2012시즌부터 오리온 지휘봉을 잡은 추 감독은 취임 이전 4년간 순위가 10-9-10-10위였던 ‘만년 꼴찌’ 팀을 최근 4년 연속 PO에 오르는 강팀으로 탈바꿈시켰다. 최근 3년 동안은 6강 PO에서 고배를 마셨으나, 올해는 4강 진출에 성공한 데 이어 챔프전까지 올랐다. 오리온 추 감독은 “4강 PO 3차전 직후 유재학 감독이 선수대기실 앞에서 ‘우승하라’고 격려해줬다”며 “유 감독 바람대로 꼭 우승하고 싶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반면 추승균(42) 감독은 올 시즌이 취임 첫해인 초보 사령탑이다. 하지만 초보답지 않은 지도력으로 KCC를 팀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으로 이끌었다. 특히 시즌 중반까지 16승14패로 승률 5할을 겨우 웃도는 성적을 내다가 이후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나머지 24경기에서 20승4패를 기록 리그를 사실상 평정했다. 그는 또 현역 시절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5번 하고, PO에는 13시즌이나 진출해 최다 기록을 가진 ‘플레이오프의 사나이’이기도 하다. KCC 추 감독은 “오리온이 만만치 않은 팀이지만 공격에서는 안 밀린다고 생각한다”며 “선수 시절 많은 걸 이뤘는데, 감독으로서도 기회가 왔을 때 꼭 잡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 깡패 용병간 빅뱅
두 팀의 챔프전은 KBL 최정상급 외국인 선수들의 화려한 개인기를 마음껏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올 시즌 포함 통산 7천355점으로 조니 맥도웰의 기존 외국인 선수 최다 득점(7천77점)을 갈아 치운 오리온 애런 헤인즈(35·199㎝)와 KCC가 막판 12연승 기간에 경기당 32.3점을 기록해 정규리그 최우수 외국인 선수상을 받은 안드레 에밋(34·191㎝)이 득점 대결을 펼친다.
올해로 KBL에서만 여덟 번째 시즌을 맞는 헤인즈는 에밋 못지않은 ‘깡패 용병’으로 평가 받는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두 차례 부상을 당하면서 주춤했으나, 30경기에서 평균 25.2점, 8.3리바운드을 올리며 이름값을 했다. 모비스와 4강 PO 3경기에선 평균 23점, 10.7리바운드을 기록하면서 완벽한 몸상태를 되찾은 모습을 선보였다. 에밋과의 맞대결을 앞둔 헤인즈는 “누가 와도 내 역할은 같다”며 “에밋의 플레이를 챙겨보지는 않았지만 오른쪽을 선호하는 선수인 것 같다. 오른쪽을 막겠다”고 예고했다.
조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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