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8일의 해상근무 기간동안 땅에 발을 붙이지 못한채 대형 경비함에서 근무하며 갖은 위험과 사투를 벌이는 해양경찰관의 든든한 뱃속을 책임지고 있는 인천해양경비안전서 3008함 김병희 조리장(48).
김 조리장은 “작전 때 열량 소모가 많기 때문에 작전 후 식사에는 주로 수육·소갈비찜·삼계탕 등 육류 위주의 식단을 내놓습니다. 순식간에 밥그릇을 비운 대원들이 ‘조리장님 잘 먹었습니다’라고 말할 때면 뿌듯합니다”라고 말했다.
김 조리장이 해경과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6월. 대학서 식품영양학과를 전공하고 부산국제호텔, 호텔신라 셰프를 거쳐 국·반찬 배달전문업체에서 조리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해경에서 경비함 조리장을 모집하는데 한번 지원해 볼 생각 없느냐는 말에 솔깃해 조리장 채용면접에 합격, 3008함에 승선하게 됐다.
하지만 파도에 배가 흔들려 국이 무릎에 쏟아져 화상을 입은 적도,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30분간 두 다리에 온 힘을 주고 칼질하다 보면 다리가 후들거리기 일쑤였다. 그래도 4년여 근무 동안 비법도 생긴데다 불법조업 중 나포된 중국어선 선원에게 가끔씩 주먹밥을 만들어주면 맛있다며 엄지를 치켜들어 감사를 표하는 등 에피소드도 많다고.
김 조리장처럼 현재 해경 경비함에서 근무하는 조리사는 총 30명. 1천t급 이상 경비함에는 모두 전문 조리사가 배치됐다. 해경은 승조원의 균형 잡힌 식사를 위해 조리사를 임시계약직으로 채용했고, 지난해부터 임기제 경찰공무원(순경)으로 채용하고 있다.
연봉은 4천만원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지만 연봉 외 직급보조비·가족수당·연가보상비 등을 지급하고 있다. 다만 계약 기간이 5년으로 한정돼 있어 조리장들이 경비함 근무에 적응할 만하면 떠나야 하는 점은 개선돼야 할 부분이라는 지적이 있다.
김미경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