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인천공항 경쟁력, 4단계 개발 사업에 달렸다

공항 당국의 하는 일이 굼뜨기만 하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공항공사가 지난 14일 내놓은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 방안’은 그동안 인천공항이 누려온 동북아 허브 공항의 위상이 크게 흔들려 생존전략 차원에서 나온 자구책이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인천공항에 암운의 징조가 나타난 건 이미 2013년부터다. 일본과 중국이 허브공항 경쟁에 적극적으로 나서 인천공항의 환승객을 잠식, 환승객 수가 계속 줄기 시작했다. 대책은 이 때 나왔어야 했다.

그런데도 인천공항공사는 그동안 ‘관피아 사장’들이 철새처럼 들락거려 대책을 세우지 못한 채 결정적 대응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그렇긴 해도 그렇다고 코앞에 닥친 위기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다. 인천공항은 현재 국제선 여객 기준으로 세계 9위 공항이지만, 환승률로 보면 10위권 밖이다. 그런데 도쿄 하네다공항과 베이징 서우두공항 등의 맹추격으로 이마저도 이제 위태로운 상황이 됐다. 개항 이래 최대 위기다. 혁신 경영이 절실하다.

인천공항 경쟁력 강화 방안의 중점 정책은 항공수요 창출이다. 해외 항공사와 물류시설을 유치해 2020년까지 세계 5대 국제 여객 공항으로 만들고, 환승객을 늘려 세계 10대 환승 공항으로 탈바꿈시켜 제2 도약을 꾀한다는 거다. 이를 위해 현재 90개의 취항 항공사를 110개로 늘리고, 환승객 규모를 현재 742만 명에서 1천만 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24시간 운영되는 인천공항의 장점을 살려 늦은 밤에도 여객들이 시간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캡슐호텔’을 만든다. 공항 내 면세점 10곳 중 4곳도 24시간 문을 열어 심야 여객을 현재 1일 평균 5천 명에서 2만 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카지노·호텔·컨벤션이 융합된 복합리조트 에어시티(Air City)를 개발해 환승 관광 상품과 연계, 72시간 환승객을 55만 명 이상 유치함으로써 1조175억 원 상당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다.

문제는 기반시설 확충이다. 항공 전문가들은 제2 도약을 하려면 공항 경쟁력 강화 방안 추진과 함께 4단계 개발 사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공 중인 3단계 사업(제2 여객터미널)이 내년 말 완공되면 수용 능력은 7천200만 명으로 확대되지만, 2022년이면 수용 능력이 한계점에 도달하게 된다. 인천공항은 이미 2014년 국제 여객수가 4천551만 명을 기록, 터미널 수용한계(4천100만 명)를 넘었으나 3단계 사업 시행 적기를 놓쳐 여객기 연발착 사태가 종종 벌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따라서 3단계 사업이 끝나기 전에 4단계 사업을 추진, 급증하는 여객 수요에 대비해야 한다. 실기(失期)했던 3단계 사업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