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아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김규태 경제부 차장 kk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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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난 딸아이는 회사 근처 어린이집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딸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의 연령별 반 대표직을 맡게 됐다.

 

 얼마전, 각반 대표들과 원장 선생님 등이 참여한 운영위원회에 참석했는데 그날 모임의 화두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정 폭력’과 ‘아동 학대’였다. 비슷한 연령대의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나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친부와 계모에게 학대를 당해 숨진 신원영 군(7) 사건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부모로부터 가장 사랑 받아야 할 나이에, 차디찬 화장실에 방치된 것도 모자라 지독한 냄새를 동반하는 ‘락스 세례’까지. 7살 아이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큰 형벌이 아니었을까.

 

 아이를 사망에 이르게 한 뒤에도 카톡을 주고 받으며, 알리바이를 만드는 치밀함과 경찰에 붙잡힌 뒤에도 거짓말 탐지기에서 당당하게 ‘죽이지 않았다’고 말하는 뻔뻔함, 아이가 숨진 화장실 옆에서 친부와 계모가 술까지 마셨다는 진술에는 정말 치가 떨리지 않을 수 없었다. 계모에게 원영이는 정말 감당할 수 없는 짐이였던 것일까.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모굴스키 동메달리스트 토비 도슨(36ㆍ미국)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어린 시절 부모의 부주의로 미아가 된 토비는 미국의 스키강사 집에 입양된 뒤 피부색이 다른 양 부모의 각별한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성장, 결국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된다.

 

올림픽이 끝난 뒤 우여곡절 끝에 만난 친부에게 토비는 ‘biological father(생물학적 아버지)’라고 부르며, 피 한방울 섞이지 않았지만 자신을 친자식과 같이 키워준 양 부모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부모의 폭력과 학대로 감당할 수 없는, 냉혹한 현실에 방치된 아이들이 분명 존재할 것이다.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ㆍ집안이 화목하면 모든 일이 잘 이루어진다)이라는 고사성어가 주는 교훈을 다시금 새겨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아이들의 밝은 미래가 없다면 우리의 미래도 불확실하다. 나부터 우리 아이에게 더 큰 사랑과 관심을 보여야겠다고 다짐해본다.

김규태 경제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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