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의 자식으로 가족과 국가의 관계성 표현한 중견작가 이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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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소통의 의자

실향민의 자식으로 가족과 국가의 관계성 표현한 중견작가 이은숙

지난 10여 년간 ‘가족과 남북관계’를 주제 삼아 작업해 온 중견작가 이은숙의 개인전 <실과 빛-관계의 시작>이 파주시 헤이리에 위치한 블루메미술관(탄현면 법흥리 헤이리마을길 59-30)에서 열린다.

 

작가의 가족은 이산가족이다. 한국전쟁시 월남한 작가의 아버지는 북에 가족을 두고 온 실향민이었고 생전에 북에 남겨진 자녀들을 만나보지 못하고 돌아가셨다. 일반적으로 가족과 국가는 그 거리차가 크게 느껴지지만, 작가에게는 분단국가인 남북의 관계가 곧 아픔이 있는 가족사로 같은 거리에 같은 크기로 느껴질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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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ㄴ ㅏ ㄴ ㅓ (나, 너)

이에 이은숙은 통일의 상징인 독일 베를린 장벽 앞에 한국 이산가족 5천명의 이름이 적힌 분단의 벽을 세우고 베를린의 남북대사관을 실로 잇는 퍼포먼스를 벌이는 등 분단 상태에 놓인 우리나라와 동시에 가족의 아픔을 치유하는 작업 활동을 벌여 왔다.

 

이번 블루메미술관에서의 개인전도 연장선에 있다. 그는 가족을 주제로 다양한 관계에 얽힌 이야기와 감정을 표현한다. 작가는 형광실을 풀어내 만든 투명상자들이나 블랙라이트에 반응하는 형광빛들을 내세운 작품 5점을 통해 관람객이 바쁜 일상에 쫓겨 무심코 지나친 관계맺기의 본질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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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숙 실풀이

특히 작가는 이번 전시에 앞서 지역 청소년과 사전워크숍을 통해 ‘누가, 무엇이 그들을 힘들고 어렵게 만드는지’를 묻고 그 이야기를 작품에 담았다.

 

미술관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미술관 경험(Museum Experience)’을 주제화한 전시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올해에는 ‘관계성’에 주목해 이은숙 작가를 초대했다”면서 “그의 작품은 관계 안에서 만들어지며, 이번 전시에서도 대화의 실을 짓고 이야기와 관계의 방을 만들어나간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오는 6월19일까지 이어진다. 관람료 2천원. 문의(031)944-6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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