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동거녀 살해·암매장’ 30대 남성 안양·광명서 현장검증… 한숨·눈물 보이기도

안양에서 20대 동거 여성을 살해한 뒤 암매장한 30대 남성에 대한 현장검증이 21일 진행됐다.

 

이날 오전 9시40분께 피의자 L씨(36)는 남색 야구모자와 파란색 마스크를 쓰고 검은색 추리닝을 입은 채 현장검증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안양동안경찰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L씨는 “동거녀에게 할 말 없느냐”, “지금 심정이 어떠냐”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미안합니다”라고 짧게 답하며 호송차량에 몸을 실었다.

 

오전 10시, 동안구 소재 오피스텔에서 경력 40여명이 투입돼 철저한 통제 속에서 이뤄진 현장검증에서 L씨는 덤덤하게 검증을 진행하다 순간순간 눈물을 글썽이거나 한숨을 쉬었다고 경찰관계자는 설명했다.

 

오피스텔 현장검증에서 L씨는 A씨(21)의 시신을 담은 여행용 가방을 대형 박스에 넣어 카트에 싣고 엘리베이터로 이동하는 모습까지 재현했다.

 

이후 오피스텔에서 10여㎞에서 떨어진 광명시 가학로 한 공터에서 현장검증이 이어졌다.

오피스텔 현장 검증과는 달리 20여명의 주민들이 검증 장소로 몰리며 진행된 공터 현장 검증에서 L씨는 여행용 가방에 담은 A씨의 시신을 꺼내 삽으로 땅을 판 후 매장한 후 시신 위에 시멘트를 뿌리는 모습을 재현했다.

 

▲ 동거녀를 살해한 후 암매장한 안양 20대 여성 실종사건의 현장검증이 실시됐다. 21일 오전 피해자 A씨(20·여)의 시신이 발견된 광명시 가학동의 한 도로변 공터에서 피의자 L씨(36)가 범행과정을 재연하고 있다. 오승현기자
L씨가 사용한 시멘트는 타일용 시멘트로 L씨는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은닉하기 위해 광명으로 이동 중 전 거주지였던 박달동 인근 공사현장에서 삽과 시멘트를 절취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검증을 지켜보던 일부 주민들은 “시신이 발견된 뒤 동네 분위기가 뒤숭숭하다”는 등 예민한 모습을 보이며 취재진의 질문에 날카롭게 대응하기도 했다.

 

한편 L씨는 지난달 13일 오후 5시께 동안구 소재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A씨와 말다툼을 벌이다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경찰은 지난 14일 대구의 한 찜질방에서 검거하고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16일 L씨를 구속했다.

안양=양휘모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