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사·야영 금지’ 경인아라뱃길 불법 캠핑족들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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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인아라뱃길을 찾은 캠핑족들이 취사금지 구역에서 불법캠핑을 하고 있다.

“곳곳에 텐트를 쳐놓고 삼겹살 구우며 술판을 벌이고 있네요. 운하 길을 따라 나들이 왔다가 맘만 상하고 갑니다.”

 

26일 오후 2시께 인천시 계양구 귤현동 인근 경인아라뱃길. 날씨가 포근해지면서 데이트에 나선 연인은 물론, 가족단위 나들이객 등 많은 관광객이 몰렸다.

 

하지만, 잔디밭 곳곳은 캠핑족이 점령한 상태다. 특히 캠핑족은 낮은 펜스로 막아둔 잔디밭에 들어가 대형 텐트를 쳤으며, 텐트 앞에선 고기를 불에 굽는 ‘바비큐’가 한창이다. 주변엔 바비큐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연기와 함께 고기 굽는 냄새가 멀리 퍼졌다. 이미 만취한 사람이 고성과 함께 노래를 부러 대는 등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주민 A씨(38)는 “수년째 날씨가 따뜻해지면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는데, 올 때마다 이 같은 캠핑과 술판 때문에 실망이 크다”면서 “보기도 안 좋고, 악취와 고성 등으로 불쾌하다”고 말했다.

 

최근 날이 풀리며 많은 관광객이 경인아라뱃길을 찾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아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캠핑이 성행하고 있다. 관할 지자체인 계양구와 한국수자원공사 측 단속의 손길도 전혀 전혀 미치지 않고 있다.

 

27일 구와 수자원공사 등에 따르면 경인아라뱃길 친수구역은 대부분 개발제한구역(GB)으로, 각종 취사와 야영행위 등이 엄격히 금지되어 있다. 합법적인 캠핑을 즐길 수 있는 곳은 캠핑장 단 한 곳뿐이다.

 

그러나 곳곳에 텐트를 쳐 두는 등 불법 캠핑을 하는 관광객은 물론 고기를 굽는 불법 취사가 난무하고 있다. 게다가 이들 캠핑족은 주변에 쓰레기를 방치하는 등 환경 훼손도 일삼고 있다. 특히 구는 이들 캠핑족이 단속에 반발한다는 이유로 사실상 민원이 제기되지 않는 한 단속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구 관계자는 “단속을 요구하는 주민의 의견도 존중하지만, 모든 위법행위를 단속하기엔 반발도 심하고 불법행위도 너무 많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며 “수자원공사 측과 해결 방법에 대해 논의해 보겠다”고 말했다.

 

박연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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