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 받은 사랑 이웃에… ‘아름다운 동행’
봉사하는 날을 정해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하는 작은 실천으로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주변에 봉사할 수 있는 인프라가 이미 잘 갖춰져 있어 손쉽게 어려운 분들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 정 대표의 생각이다. 예를 들어 김치 등 음식이나 안 입는 옷가지를 주변 주민센터, 봉사활동 지원센터에 가져다주면 필요한 곳에 알아서 전달해주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을 내면 된다는 것이다.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아주 우연히 찾아왔다. 지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을 때다. 장애인 손님이 식당에 들어오고 싶은데 2층에 자리 잡고 있어 올라올 수 없다는 이야기를 종업원한테서 들었다.
그래서 밥을 먹던 도중 내려가 그 손님을 2층까지 올려줬다. 그때 그 손님은 “우리같이 몸이 불편한 사람도 맛있는 것이 먹고 싶어서 찾아왔는데 올라오기가 쉽지 않았다”며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고 정 대표는 전했다.
그때 무언가로 뒤통수를 맞은 듯한 느낌을 받아 식당을 운영하던 지인과 ‘사랑의 밥차’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우연히 찾아온 계기처럼 시작하게 된 동기도 단순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하는 음식을 해주자는 것이다. 그래서 사랑의 밥차는 정해진 식단이 없다. 찾아가는 장애인들에게 맞춤 식사를 제공한다.
신청을 받고 사전에 방문해 어떤 음식을 먹을 수 있는지, 어떤 음식을 먹고 싶은지 사전 조사를 한다. 이렇게 지난 1999년에 탄생한 사랑의 밥차가 올해로 18년째가 됐다. 영화, 드라마 촬영 등 스케줄로 매주는 참석하지는 못하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나가고 있다.
그는 “너무나 단순하게 만들어진 계기로 시작됐는데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다”며 “그냥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을 텐데 그때 마음속에 느껴지는 부분이 많아 봉사활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 가식이든 진심이든 일단 ‘봉사현장으로’
봉사활동을 하면서 지탄도 많이 받았다. 어떤 다른 의도가 있어 봉사활동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는 개의치 않았다. 실제로 어떤 의도가 있어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아닐뿐더러 가식이든, 진심이든 봉사현장으로 나와서 남을 돕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봉사활동 현장서 직접 장애인들을 만나고 어려운 사람들을 돕다 보면 마음가짐이 달라진다는 것이 그의 봉사철학이다. 실제로 봉사를 하게 되면 의도가 있든지, 없든지 깨닫게 되는 것이 많고 자동으로 교화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초ㆍ중ㆍ고교생, 대학생들이 하는 의무적 봉사활동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생각을 갖는다. 시작하는 이유가 어떻게 되든지 직접 현장에 나와서 봉사를 시작하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무적으로라도 현장에 나와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아이들보다는 났다는 판단이다. 다만, 부모와 선생님이 함께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
직접 경험해본 결과 아이들만 현장에 나오는 것과 부모와 함께 봉사활동을 나온 아이들이 나중에 깨닫는 점, 느끼는 점이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학교에서 시켜서 억지로 나왔던 봉사활동이 부모와 함께라면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바뀔 수 있다.
■ 생활 속 봉사활동 분위기 조성… 공인인 우리가 할 일
이처럼 남다른 소신으로 봉사활동을 하는 만큼 연예인, 공인으로서 봉사활동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한 생각도 분명했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공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다양한 봉사활동에 대한 방법론과 동기를 제시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누구나 주목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이슈가 되고 이를 바라보는 시청자 또는 주변 사람들이 봉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예인들의 생활 속 봉사를 강조한다. 바쁜 일정 속에서 특별히 시간을 내기 어렵기 때문에 이미 갖춰져 있는 봉사활동 인프라를 이용하면 아주 짧은 시간에 어려운 분들을 손쉽게 도울 수 있다.
일정이 들쭉날쭉해 시간을 조정하기 어려운 직업은 이처럼 수시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연예인으로서 받은 부와 명예, 많은 사랑을 국민들에게 되돌려 줄 수 있는 방법은 이같은 봉사활동이 유일하다는 생각이다.
그는 “주민센터, 구청에 방문하면 도움이 필요한 분들의 목록이 다 갖춰져 있는 상태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다”며 “봉사활동은 받은 사랑을 돌려줄 수 있는 동시에 다시 그 사랑이 우리들에게 돌아오는 매개체”라고 조언했다.
퇴직자 재취업 등 노인의 사회참여와 고용창출 확대가 중요한 요즘 이들에게 많은 관심과 지원을 끌어 모으기 위해서다. 대표로 일하는 아울그룹 차원에서도 노인세대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온라인쇼핑몰 ‘아울스토어’를 개발하고, 우수 농산물 직거래, 노인전용 PB상품 공급 등을 전개할 방침이다.
정 대표는 “봉사활동은 어렵게 생각하면 한없이 어렵지만 쉽게 생각하면 너무나도 쉬운 것”이라며 “남을 돕는 생활을 통해 느낄 수 있는 따뜻한 감정을 모두가 느껴 지금보다 포근한 사회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미소지었다.
이정현기자
사진=전형민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